손오공처럼 신묘? 中양자컴퓨터 ‘본원오공’, 미국이 사용자수 1위
‘복잡한 문제를 빠르게 처리해드립니다’
17일 오전 중국이 독자 개발한 3세대 초전도 양자 컴퓨터 ‘본원오공(本源悟空)’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로그인해서 ‘10분 무료 체험’ 버튼을 클릭하니 방대한 데이터나 복잡한 계산을 순식간에 처리 가능한 툴(tool)의 목록이 떴다. 고성능 컴퓨터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소프트웨어들이다.
‘QPanda’란 이름의 전용 툴은 ‘앞서 설정한 프로그램을 1000배로 가동해 결과를 도출하라’ 등의 데이터 처리 요구가 가능했다. 기존에는 컴퓨터 성능 제한 때문에 지시할 수 없었던 무리한 명령들을 자유롭게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본원오공이 이름을 따온 손오공처럼 신묘막측했다. 다만 본원오공은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 개발, AI(인공지능) 연구 등을 하는 이들이 쓰는 ‘고성능 계산기’에 가까워서 글을 쓸 줄 알면 누구나 사용 가능한 ‘구글 검색 엔진’ ‘챗GPT’ 등과는 차이가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양자컴퓨터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이전 세대 최고 성능의 수퍼컴퓨터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꿈의 컴퓨터’다. 기존 디지털 컴퓨터는 단순하게 ‘0′과 ‘1′의 이진법으로 처리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Qubit·Quantum bit)라는 새로운 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 기술을 손에 넣으면 AI·신약·우주·군사 등 미래 첨단 기술 패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가장 앞선 양자 컴퓨터인 본원오공이 지난 6일 공개되자 즉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15일까지 중국을 제외한 세계 60여국에서 35만명이 원격 접속했다. 접속자 수는 미국 사용자가 가장 많았고, 불가리아·싱가포르·일본·러시아·캐나다 사용자가 뒤따랐다. 본원오공 측은 “전 세계 사용자들로부터 3만7666개의 연산 작업을 접수했다”면서 “3만3871개의 작업은 성공적으로 수행됐고, 나머지 연산 작업들은 순차적으로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양자 컴퓨터 기술 수준은 구글·IBM 등을 거느린 미국에는 못 미치지만, 빠른 속도로 세계 최고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원오공의 개발사인 본원양자(오리진퀀텀)가 2020년 회사 설립 3년 만에 6큐비트 1세대 양자 컴퓨터를 내놓으면서 중국의 기술력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어 2021년에는 24큐비트 2세대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고, 작년에는 27큐비트 양자칩인 ‘우쿵칩(손오공칩)’도 선보였다. 중국은 양자컴퓨터 원천 기술에서도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중국의 세계 양자컴퓨터 특허 출원 점유율은 52.3%로 미국(10%)을 크게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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