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時論] 1월 14일 블루원엔젤스 경기의 의미
엄상필 등 선수들 경기 후 관중석에 머리숙여 인사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로 블루원 미래 불투명
20/21시즌 팀리그 창설 멤버…인기구단으로 꼽혀
블루원은 팀리그 9개 구단 중 팬 층이 가장 두터운 팀으로 꼽힌다. 성적도 성적이거니와 구단주인 윤재연 부회장의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윤 부회장은 틈틈이 경기장을 찾아 치어리더 역할을 자임했다.
엄상필은 “윤재연 대표님은 선수들의 요구를 잘 들어주시고 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윤대표님만큼) 선수들에게 신경 써주는 구단주는 없을 거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블루원은 윤 부회장의 열정을 바탕으로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윤재연 부회장은 지난 3월에는 22/23시즌 우승 기념으로 선수들에게 사파타의 고국인 스페인 여행을 선사했다. 계속 우승하면 튀르키예(차파크) 캄보디아(스롱피아비)도 갈 참이었다.
“1월 14일 시합이 블루원 마지막 경기 아니길”
첫 시즌 성적은 좋지 않았다. 6개팀 중 최하위.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 성적이 수직상승하며 인기구단으로 탈바꿈했다. 스롱 피아비 가세가 큰 힘이 됐다. 21/22시즌 정규리그 전체 3위를 차지한 블루원은 준플레이오프(NH농협카드) 플레이오프(크라운해태)를 차례로 통과했다. 하지만 파이널에서 쿠드롱이 버틴 웰컴저축은행에 막히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마침내 22/23시즌 파이널에서 웰컴저축은행에 설욕하며 대망의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당시 세트스코어 3:3에서 맞은 7세트 10:2에서 강민구가 원뱅크 걸어치기로 우승을 확정한 후 선수들이 얼싸안으며 환호하던 모습, 또한 관중석에서 함박 웃움을 짓던 윤재연 부회장의 모습이 선하다.
그리고 올 시즌. 경기 외적인 이유로 팀은 다소 어수선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막판까지 포스트 시즌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비록 포스트 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멋진 승부로 당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엄밀히 말해 태영건설 부실과 윤재연 부회장의 책임은 무관하다. 블루원은 지주사(티와이홀딩스)의 한 자회사일뿐 윤 부회장은 태영건설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태영건설 부실은 전적으로 그쪽 경영진 책임이다. 블루원측도 “태영건설과 블루원은 전혀 다른 회사이기 때문에 프로당구팀 운영에는 이상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태영측은 채권단의 추가적인 자구책 제출 요구를 버텼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금융당국까지 압박에 나서면서 윤세영 창업회장이 백기를 들었다. 필요하면 티와이홀딩스와 SBS 지분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카드를 내놓았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지난 11일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개시됐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앞으로 3개월 동안 태영건설의 자산부채에 대한 실사를 벌인다. 실사를 통해 당초 9조5000억원이던 보증채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안타깝게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함과 동시에 블루원의 운명은 태영그룹과 블루원의 손을 떠났다고 해도 무방하다. 채권단은 돈 되는 것이라면 하나라도 더 팔아서 꿔준 돈을 챙기려 든다. 그런 채권단에게 총자산 5878억원에 올 3분기까지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블루원은 우선 매각대상이다.
블루원의 불투명한 미래는 여섯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PBA로서도 대형 악재다. 2019년에 출범한 프로당구 PBA는 다섯 시즌을 거치며 어느 정도 안착했다. 9개팀 체제 팀리그도 당구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PBA로서는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해야 할 타이밍이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버팀목 하나를 잃을지도 모르니 PBA로서도 답답할 노릇이다. 이는 PBA뿐 아니라 당구팬들에게도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 1월14일 블루원-웰컴저축은행 경기가 뇌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 경기가 블루원엔젤스의 마지막 경기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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