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아시안컵 첫 골 사냥, 이강인 왼발에 물어봐···바레인전 호흡에 기대감↑

이정호 기자 2024. 1. 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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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후반전 손흥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4.1.15 연합뉴스



유럽 최고의 무대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 중인 손흥민(토트넘)과 ‘영건’ 패스 마스터로 단숨에 빅클럽 주전을 꿰찬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간 호흡은 축구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지난 15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전. 한 수 아래 상대 바레인을 고려하더라도 대표팀의 화력은 인상적이었다. 전반 초반을 지나자 손흥민을 필두로 중원과 측면을 오가는 이강인,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이 상대 진영을 휘젓기 시작했다. 그 중 두드러졌던 공격 패턴은 손흥민-이강인 듀오였다.

손흥민은 이강인이 패스가 나올 수 있는 위치에서 공을 잡으면 거의 동시에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때 곧바로 이강인의 패스가 손흥민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 선수가 훈련 때 호흡을 맞춰본 듯 짜임새도 호평을 받기 충분했다.

첫 시도는 바레인의 공세에 밀리던 전반 18분 나왔다. 이때까지 잘 보이지 않던 이강인이 중앙선 부근 오른쪽 측면까지 내려와 공을 잡자, 손흥민이 상대 뒷공간을 파고 들었다. 이강인의 로빙 침투패스도 그곳으로 정확히 배달됐다. 손흥민이 공을 잡은 위치가 페널티박스 깊은 쪽이라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세계 최고 레벨에서 뛰는 둘의 합작 플레이에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이강인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24.1.15 연합뉴스



이강인의 폼이 올라간 후반에는 둘의 콤비 플레이를 더 자주 볼 수 있었다. 두세 차례 결정적인 찬스로 이어졌다. 후반 28분에는 이강인의 스루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으나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가 됐다.

후반 32분에도 오른쪽 지역에서 수비수 여럿의 압박을 개인기로 돌파한 이강인이 골문 앞으로 쇄도하는 손흥인에게 패스했다. 패스 타이밍이 살짝 맞지 않으면서, 손흥민에 맞고 굴절된 공이 뒤쪽 이재성에게 흐르면서 노마크 슈팅 찬스가 됐다.

후반 41분 상대 역습이 끊어진 뒤 공을 잡은 이강인이 지체없이 수비라인 뒷공간으로 패스를 넣었다. 손흥민도 그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면서 완벽한 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손흥민이 골키퍼를 속이고 반대편 구석으로 찬 공이 오른쪽 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승리가 굳어지면서 이강인의 손흥민을 향한 패스 시도도 더 늘었다.

둘의 호흡은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2021~2022시즌에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궁합을 보는 듯 착착 맞아 떨어졌다. 이번 시즌 리그 12골을 넣어 득점 공동 3위에 오른 손흥민은 바레인전에서 마수걸이 골 사냥에 실패했다. 그러나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확인된 절정의 이강인과 찰떡 조합은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하다. 아시안컵 통산 4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의 이번 대회 첫 골 세리머니는 이강인의 왼발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아 보인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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