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9-③ 쇠약해진 툴레 고목의 경고
안타깝게도 식물학자는 고목이 서서히 쇠약해진다고 경고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변 지역 공업화와 환경오염, 지하수 수위가 점차 낮아져 그렇다고 한다. 정부 당국은 고목을 지키기 위하여 주기적으로 물을 주고 가지치기 등 상태 점검과 관리를 철저히 한다.
하지만 토속 신앙 영적 지도자는 콜로니얼 시대 이곳을 가톨릭교회가 소유하고, 고목 옆에 산타 마리아 성당을 지으면서 에하카틀(Ahuacatl) 신이 노해 필멸의 불안은 가속화된다고 주장한다. 다른 묵시적 주장은 툴라 고목이 살 만큼 오래 살아 이제 죽을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식물학자는 툴레 고목이 축복받은 유전자를 지닌 것을 인정하고, 멕시코인들은 고대 전통 시대를 초월해 보편성을 지닌 신성한 나무로 인식한다. 수 천 년 동안 여러 문화와 종교로부터 존경받은 고목은 세월을 초월해 끝없이 이어지는 영원성을 상징하는 나무로 애착을 가지고 있고, 고대와 현세를 연결하는 마지막 연결고리 중 하나로 신성시한다.
툴레 나무를 둘러보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돌아 미틀라 유적지로 향한다. 유적은 시에라 마드레 델 수르(Sierra Madre del Sur) 산으로 둘러싸인 해발 1천480m 고도에 세워졌다. 미틀라는 오악사카 지역에서 몬테 알반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고고학 유적지로 사포텍 시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곳이다.
유적지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빛바랜 석조 건축물 산 파블로 교회(Iglesia de San Pablo)를 스치듯 둘러보고 미틀라 유적으로 들어선다. 아내에게 이 교회도 미틀라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귀띔하자, 대뜸 알았다는 듯이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중남미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콜로니얼 시대 지은 가톨릭교회 대부분은 주변 고대 유적을 파괴한 돌로 지은 예가 많은데, 이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박태수 수필가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천 여객선 요금 확 낮춘다는데 “아무도 몰라요”… 홍보비는 ‘0원’
- ‘차기 대권 주자 적합도’…이재명 46.9% vs 한동훈 17.0% [조원씨앤아이]
- 여, ‘법카 유용’ 김혜경 벌금형에 “사필귀정”
- ‘낀 경기도’ 김동연호 핵심 국비 확보 걸림돌…道 살림에도 직격탄 예고
- 캠핑족 노리는 '침묵의 살인자'…가스 중독 사고, 경각심 필요
- 도로로 내몰린 '폐지 줍는 노인들'...보도는 불법, 차도서 ‘아슬아슬’ [현장, 그곳&]
- 수능 끝나도 포근…새벽까지 가끔 비 [날씨]
- ‘이재명 1심 선고’…벌금 100만원 미만 vs 100만원 이상 갈림길
- 삼천리그룹,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단행
-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김영선 구속..."증거인멸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