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홍, 은퇴설 뚫고 이솜과 섹스리스 부부 변신 “19금신? 군인 마인드로”(LTNS)[종합]

황혜진 2024. 1. 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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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부터 이솜, 안재홍/뉴스엔DB
사진=왼쪽부터 이솜, 안재홍/뉴스엔DB
사진=왼쪽부터 이솜, 안재홍/뉴스엔DB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배우 안재홍이 세간의 은퇴설을 뚫고 복귀했다. 배우 이솜과 섹스 리스 부부로 변신한 것.

1월 1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CGV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임대형, 전고운 감독, 이솜, 안재홍이 참석했다.

'LTNS'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 분)과 사무엘(안재홍 분)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 불허 불륜 추적 활극이다. 제목은 'Long Time No Sex'(롱 타임 노 섹스)의 약자다.

이번 작품을 위해 영화 '윤희에게'로 뛰어난 영상미를 선보인 임대형 감독, '소공녀'로 웰메이드 현실 반영 코미디의 대가라는 호평을 받은 전고운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임대형 감독은 이번 신작에 대해 "제목처럼 우진과 사무엘이 섹스 리스 부부다. 오랫동안 섹스를 하지 않았는데 만날 때마다 섹스를 하는 불륜 커플들을 쫓아다니며 그들을 협박한다. 갈취해 번 돈을 생활비로 쓴다거나 가족에게 용돈을 주며 범죄에 심취한다. 불륜 커플들의 양상이 다양하다. 베드신을 각기 다르게 연출해 그런 것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고 소개했다.

전고운 감독은 "글을 쓸 때 대사보다 스토리라인이나 캐릭터를 잡는 게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것만 잡히면 임대형 감독과 나눈 수많은 대화를 수위 조절만 하면 됐다. 각자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대사 작업이 생생하고 재밌었다. 이게 둘이서 하는 공동 작업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두 감독 모두 전작에서 감성적인 연출로 시청자들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전고운 감독은 "제가 '윤희에게'의 팬이었고 창작자로서 무엇이라도 같이 해 보고 싶어 제안을 드렸고 응해 주셨다. 코로나 시기로 영화관이 위태로워 긴 시리즈물을 써 보자고 했다. 혼자 하기는 힘들고 둘이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신작도 나름의 감성적인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감성의 종류는 다양하니까. 요즘 시대에 필요한 자극과 풍자를 담고 싶었다. 둘 다 이런 블랙 코미디를 좋아한다. 재밌고 의미 있게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임대형 감독은 "사실 저도 블랙 코미디 장르를 워낙 좋아했다. 그리고 유머가 있는 작품을 좋아했다. '소공녀'의 엄청난 팬이었다. 같이 글을 써 보자고 저도 덩달아 제안을 했다. 크게 이질감 없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웃길 수 있을까를 중점적으로 많이 고민하며 오랫동안 같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전고운 감독은 '소공녀'에 이어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전 객관적인 사람이고 INTP여서 감성이 없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임대형 감독이 대본이 나왔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두 분을 생각했다. 저도 거기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임대형 감독은 "같은 MBTI로서 두 배우의 팬이었고 100% 표현해 줄 수 있는 배우로 두 분 아니고는 딱히 떠올리는 분들이 없었다. 오히려 전고운 감독이 부담될 수 있었는데 옆에서 계속 졸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빼어난 캐릭터 소화력과 강렬한 개성을 겸비한 연기파 배우 이솜, 안재홍의 만남이 흥미롭다.

이솜은 "우진은 3성급 호텔 프론트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사무엘과 결혼 5년 차 부부다. 돈이 없어 아이도 없고 여유도 없는 생활을 하다 돈을 벌기 위해 남편과 불륜을 추적하게 된다"고 말했다.

안재홍은 "제가 맡은 캐릭터는 택시 드라이버이자 우진의 남편이다. 속을 알 수 없는,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다.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어서 굉장히 좀 답답하기도 하지만 굉장히 차가운 면을 지닌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택시 드라이버라 우진의 계획에 동참해 불륜 커플들을 추적하고 미행하는 데 용이하다. 그들을 추적하고 협박하는 일들을 치러 나가게 된다"고 밝혔다.

이솜과 안재홍이 한 작품에서 합을 맞추는 건 영화 '소공녀'(2018), 영화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2020) 이후 3번째다.

이솜은 "이번에 안재홍 오빠와 3번째 작품인데 이제야 오빠라는 사람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안재홍은 "저도 마찬가지다. '소공녀'에서 굉장히 애틋한 연인으로 촬영을 했는데 이번에는 섹스 리스 부부로 시작해 굉장한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한 부부의 역할을 맡아 정말 폭넓은 감정의 파도들을 표현할 수 있었다. 이솜 배우가 아니었으면 힘들었겠다 싶을 정도로 굉장히 좋은 호흡으로 굉장히 밀도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솜 역시 "저도 오빠 아니면 힘들었을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안재홍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어땠냐는 물음에 이솜은 "전 너무 좋았다. 너무 좋아하는 동료여서. 근데 이렇게 빨리 만나는 게 가능할까, 혹시 오빠가 부담스러워 안 한다고 하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다. 오빠여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안재홍은 지난해 8월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 출연 후 은퇴설에 휩싸였다. 변태 주오남을 지나치게 실감 나게 연기한 탓에 이번 작품을 끝으로 연기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장난스러운 추측이 제기된 것.

이와 관련 MC 박경림은 "이번 작품은 은퇴작 아닌가"라고 농담했다. 안재홍은 "(은퇴작이 아니라) 복귀작이다"고 해명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안재홍은 "이렇게 멋진 이솜 배우와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다. 어떤 한 가정의 거실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생생함과 감흥을 드리고 싶었다. 널부러져 앉아 있어도 이 부부의 드라마가 느껴졌으면 하는 장면들을 많이 표현해 내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 이솜 배우와 전작에서 맞췄던 호흡이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솜은 이번 작품 특유의 말맛에 대해 "처음 봤을 때 오프닝부터 충격적이었다. 신선하고 재밌고 유니크하다는 느낌이 들어 순식간에 대본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고 호평했다.

안재홍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어느 작품과 닮은 구석이 없는 독창적인 작품이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이야기였고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저희 이야기가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19금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솜은 "대본이 너무 재밌어 현장에 내려놓고 갔다. 어떻게 하면 더 웃길 수 있을까 생각하고 감독님께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겠냐고 이야기도 했다"고 답했다.

안재홍은 "전 작전을 나가는 군인 같은 마인드로 촬영을 했다. 작전 수행하는 느낌으로. 사실 액션 장면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카메라 앞에서 임했다. 오히려 액션 장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금 신의 수위 조절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는 물음에 전고운 감독은 "불륜이나 섹스라는 소재, 제목부터 자극적이고 파격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은 누구나 관계든 직업이든 꿈이든 뜨거웠던 적이 있고 그걸 잃어버린 현대인의 초상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게 섹스나 불륜이 된 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작품 기획 및 연출 과정을 회상했다.

임대형 감독은 "첨언을 하자면 저희가 불륜 코드를 가져왔지만 이것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사랑의 겉면뿐 아니라 뒷면, 우리가 잘 보지 않으려고 하는 삶의 이면들을 보여주기에 이러한 소재가 적당하겠다는 생각을 저희가 같이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스크걸' 공개 이후 은퇴작이 아니냐는 반응을 얻을 정도로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인 안재홍은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반응을 얻고 싶을까. 그는 "힘을 빼고 연기하지 않는 듯한 연기를 생활 연기라고 하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생활 연기의 끝을 담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작품에 임했다. 보시는 분들께서 저희 작품을 보면서 정말 너무 진짜 같은데 너무 웃기고 너무 내 이야기 같은데 인정하고 싶지는 않은 블랙 코미디 느낌을 충실하게 담아내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작품이 6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인데 갈수록 전개가 예측을 빗나간다. 어디까지 갈까 싶을 정도로 나아가는 굉장한 이야기 속 이 섹스 리스 부부가 불륜 커플들을 추적하며 자신들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될까 혹은 아닐까 자꾸 궁금증을 던지며 캐릭터들을 풀어가고 싶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굉장히 단단한 작품으로 느껴지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이솜은 "전 이 조합을 다시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보고 있는데 벌써 아쉬운. 그리고 '정말 몸을 사리지 않는구나', '코미디도 되는구나'라는 이야기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부부끼리 같이 시청하는 것을 추천하냐는 질문에 두 감독과 두 배우 중 유일한 기혼자인 전고운 감독은 "제가 생각했을 때 술을 마시며 혼자 보는 걸 추천드린다. 주종은 '소맥'(소주와 맥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친한 친구끼리 보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가족이랑 보는 건 비추(비추천)다"고 답했다.

이솜은 관전 포인트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뒤로 갈수록 훨씬 재밌는 작품이다. 끝까지 봐 달라"고 당부했다.

안재홍은 "저희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감독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교대로, 번갈아 연출한 게 아니라 매 신을 공동 연출했다. 모니터 앞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공동 연출을 이어갔다는 게 장점이고 거기서 오는 시너지가 굉장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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