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여장男, 마트 화장실 불법촬영 덜미… 시민들 협조로 체포

경기 성남시 한 마트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을 한 30대 여장남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사진은 범인 검거 당시 모습. /사진=JTBC '사건반장' 영상 캡처

경기 성남시 한 마트 여자 화장실에 여장을 하고 들어가 칸막이 아래로 불법 촬영을 한 30대 남성이 붙잡혔다.

17일 뉴스1에 따르면 경기 분당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2일 밤 10시11분쯤 여장을 하고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소재 한 마트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칸막이 아래로 휴대전화를 넣어 여성 B씨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지난 16일 JTBC '사건반장'에서 당시 상황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화장실에 있던 B씨가 카메라 촬영음을 들은 뒤 뛰쳐나와 "카메라가 사람을 찍고 있다"고 소리쳤다. 이 소리에 주변에 있던 남성들은 재빨리 쇼핑카트를 끌고 와서 화장실 입구를 막았고 A씨는 꼼짝없이 벽과 카트 사이에 갇혔다.

공개된 사진에는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쇼핑 카트에 가로막혀 있는 A씨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신장 180㎝의 남성으로 긴 머리 가발과 하이힐을 신는 등 여장을 하고 있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절시 음란증이라고 한다"며 "훔쳐보고 싶어 하는 남성들이 여장한 뒤에 여자 화장실, 목욕탕 이런 데에 마음대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투명인간 망상 심리라고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명 인간이 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장하고 저런 행동을 하는 거다. 키가 180㎝에 하이힐까지 신었으니 그런 짓 하기 전에 자기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고 포기하는 게 훨씬 더 나을 뻔했다"고 지적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현재 수사 중"이라며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추가 범행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지영 기자 y2ung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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