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빵’ 팔면서 성경구절 적은 경주 가게…“종교 모독” 시끌

경주의 한 상점에서 판매하는 부처빵./인스타그램

경주의 한 상점에서 부처 얼굴을 본뜬 모양의 빵을 판매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기념품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온 반면 종교에 대한 모독이라는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해당 상점이 홍보 문구로 성경 구절을 인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주의 한 상점에서 판매하는 이른바 ‘부처빵’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찹쌀과 흑임자 앙금 등으로 만들어진 이 빵은 부처 얼굴을 본 뜬 모양으로 ‘부처빵’으로 불린다. 해당 상점 측은 이 빵에 대해 “경주를 가장 잘표현한 빵”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부처 얼굴은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 제24호로 등재된 석굴암의 본존불상을 본뜬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빵은 소셜미디어에서 경주여행 인기 기념품으로 입소문을 탔다.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얼굴 자리에 부처빵을 들고 찍은 인증샷도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경주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부처빵 인증샷./인스타그램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종교의 상징적인 인물의 얼굴을 먹거리로 만든 것은 종교 모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네티즌들은 “부처 얼굴을 씹어 먹으라니 찝찝하다” “예수 얼굴 본뜬 빵 만들면 난리 났을 것”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상점이 ACTS 19:26′이라는 문구를 홍보에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사도행전 19장 26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당 구절에는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라 하니 이는 그대들도 보고 들은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상점이 기독교의 ‘우상숭배 금지’를 내세워 부처빵을 팔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상점 측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부처빵은 빵일 뿐 신이 아니라는 의미로 (성경) 구절을 넣은 것이지 숨겨진 비밀 같은 건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상점 측은 종교적인 이유로 빵을 못먹겠다는 손님들이 있었다며 “사람이 만든건 신이 아니다라는 성경 구절이 있길래 포인트로 넣었다”며 “부처님을 모욕할 마음이 없다는 의미를 중점적으로 전달하려고 했는데 생각이 짧았다”고 했다. 아울러 “종교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점을 간과했다”며 “구절은 삭제하고 판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