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한터차트 곽영호 대표 "아이돌 집계량 오차 이슈, 그 원인은…"

파이낸셜뉴스 2024. 1. 1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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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요계는 음반 판매량에 대한 논란이 진행 중이다.

음반 판매량을 집계·발표하는 두 차트에서 몇몇 아티스트의 누적 판매량이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차가 벌어졌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특히 대표적인 음반 차트인 한터차트는 직접 실제 판매량과 연간 누적 판매량에 오차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리고 2023년 연간 차트를 비공개, 팬들의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해당 사안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터차트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에 한터차트 곽영호 대표가 직접 인터뷰에 응하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판매량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하 곽영호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연간차트의 집계는 현재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A. 현재 전체적인 데이터 클렌징 작업과 후속 검수가 진행 중이다. 연간 차트의 데이터가 매우 방대하다 보니 예정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공지 후, 연간차트를 공개할 계획이다.

Q. 정확히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인가?

A. 공지에 밝힌 내용 그대로다. 집계된 누적 판매량이 유통량에 비해 과도한 것 같다는 내부 이슈가 있었고, 그 원인을 찾아 수정하고 있다. 현재 발견된 오차 외에도 다른 이상이 있는 지 데이터를 전수조사 하고 있다.

Q. 최근 각 차트별로 집계량에 큰 오차가 발생해 팬들의 의문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선 알고 있는가?

A. 알고 있다. 사실 이에 대해선 과거 인터뷰에서도 이미 밝힌 바 있다. 현재 한터차트는 전 세계 1500여개의 판매점 코드들로 연결되어 있으나, 일부 판매점에서 직접 소싱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B2B 거래는 데이터 더블링의 원인이 되기에 반드시 수급처를 밝혀달라고 고지하고 있지만 종종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어쩔 수 없이 판매 데이터가 중복 반영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수출물량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실제 판매량이 '거의 모두' 반영되고 있다고 했던 것이다. 현재 우리의 가장 큰 미션은 최대한 그 오차를 줄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얻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시스템 개선 및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다.

Q. 그렇다면 차트별로 오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일단 차트별 집계 방식의 차이가 크다. 한터차트는 이미 30여년 전 음반물에 바코드를 부여하고, 'POS 시스템(point of sales system)'을 만들어 배포한 대한민국 최초의 음악차트다. 현재는 차트 개편을 통해 각 판매점에게 API연동 가이드를 제공하고 DX(디지털 전환)를 일찍이 실현했다. 즉, 판매점이 임의로 판매량을 정해 보고하는 게 아니라 판매와 동시에 데이터가 전송되고 집계가 되는 방식이다.

다만, 판매되지 않은 음반을 판매한 것으로 처리했다면 그것은 판매점들의 책임으로 간주한다. 우리와 판매점의 패밀리 계약서에는 '한터에 전송하는 판매량 정보에 대하여 허위 자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음반 판매가 완료된 것을 판매량 집계에 포함하는 것으로 한다'는 점 등이 명확하게 고지되어 있다.

Q.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있나?

A. 가장 중요한 건 상호신뢰다. 각 판매점에서 실제 판매된 물량을 임의로 조정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우리도 시스템적으로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며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Q. 한터차트는 세계 최초로 실시간 음반 집계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음반 집계의 디지털화에 적극적이다. 이에 대한 소개도 더 부탁한다.

A. 사실 K팝이 세계 음악 산업 내에서 현재의 위치에 오른 건 불과 5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과거 음악 산업은 국내가 전부였고 대부분의 음반 가게가 우리와 직접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날로그 방식으로도 감당이 가능했다.

하지만 K팝이 글로벌화 되고 시장의 규모가 커진 현재,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에 우리 한터차트는 일찌감치 디지털화에 공을 들여 차트 생성 시스템에 대한 특허 및 소프트웨어 등의 지식재산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 판매점과의 연동도 지속적으로 확장한 덕분에 세계 최초로 실시간 음반 집계 시스템을 실현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 한터차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K팝 메타 데이터 및 세일즈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더불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K팝 팬들 사이에서 한터차트는 초동 판매량으로 크게 알려져 있지만, 당연히 연간 총판량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연간 차트도 발표를 하는 것이다. 다만 이는 단순 유통량과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발매된 재고 음반이 지금 팔렸다면 이 역시 집계 시스템에 반영이 된다. 단지 순위 내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표시가 되지 않을 뿐이다. 초동 판매량은 곧 팬덤의 화력을 의미하기에 중요한 건 당연하지만, 역주행을 통해 초동 판매량보다 이후 판매량이 늘어 총판량이 커진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조용필 선생님의 'Hello'가 그렇다.

Q. 한터차트의 이러한 시도가 음반시장에 끼친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한터차트가 디지털화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음반 판매점의 입고·출고·재고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사실 한터차트도 론칭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통신망이 없었기 때문에 전일 순위표를 각 판매점에 팩스로 보내 매장에 게재했다. 이 경우 판매점주의 의도에 따라 순위가 바뀌기도 했다. 상행위를 하는 입장에서는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소속사와 아티스트, 여러 관계자, 그리고 팬들은 하나의 음반이 나오기까지 많은 노력을 쏟아 붓는다. 이에 음반은 음악 산업의 절대적인 지표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 노력의 가치를 알기에 어떤 외압에 굴하지 않고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결같이 정확한 성적표를 가감 없이 발표해왔다. 그 덕분에 대한민국 K팝 산업이 성장하고 지금의 음반시장이 형성됐다고 확신한다.

Q. 이밖에 현재 국내 음반 시장과 집계 환경에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누차 이야기하지만 우리의 차트 시스템은 전자동화 돼 있다. 물론 절대는 없기에 오류가 발생할 수는 있다. 그런데 이것이 정정되기 이전의 데이터를 가지고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경우가 있다. 또 몇몇 판매점들은 자기들이 판매한 데이터만으로 차트를 만들기도 한다. 신뢰도가 전혀 없는 가짜 차트라고 본다. 이는 K팝 산업의 저해 요인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불법 복제 제품의 유통이나, 유언비어의 유포, 과욕에 의한 의도적인 판매량 부풀리기 등 공정성과 신뢰도에 흠집을 내는 행위들은 모두 근절돼야 할 것이다. 실제 우리는 국회 대토론회나 각종 협회와 단체의 행사에서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꾸준히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다.

Q.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A. 역시 상호신뢰다. 우리 한터차트는 믿을만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K팝 팬들과 기획사들도 이를 신뢰한다면 자연스럽게 음반 산업과 이를 둘러싼 환경들도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 본다.

Q.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리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뢰할 수 있는 차트를 발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연간차트의 데이터 클렌징과 검수 역시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반드시 모두가 믿을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차트를 만들겠다.

그리고 현재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보고 있는 이슈 중 하나가 '초동 판매량의 감소가 엔터사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 하지 않는 지나친 억측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코로나 전후 음반 판매량의 변화나 시사점 등에 대한 인터뷰에도 응하고자 한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한터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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