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책] “세상을 스크린 위에 보여주는 것”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영화의 역사를 다룬 또 한 권의 책이 불란서책방에서 출간됐다. 앞서 우리는 여러 차례 이런 시도를 보았다. 그렇대도 굳이 제목을 <영화의 역사>라고 단 이 책에 호기심을 가질 법하다.
이 책의 저자 김성태 교수는 프랑스로 유학을 가 영화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을 공부했다. 대학원에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를 연구했고, 그 다음 과정(DEA)에서 안드레이 타르콥스키를, 다시 박사과정에서 고다르를 다뤘다.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 10년간 이 책을 쓰는 데 매달렸다.
김성태 교수는 “프랑스에서 영화를 공부하며 깨달은 것은 서구가 사고하는 방식, 행동하는 방식이었다”며 “그들의 지식을 습득하고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세상에 관한 생각을 지니려고 시작했지 그들의 지식을 해석하는 데 급급해하려고 시작한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본다고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 영화사를 그저 읽고 메모하고 외우는 게 아니라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새로 인식한 것을 이 책에 썼다”고 소개했다.
그럼 이 책은 무엇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에디슨과 르미에르 형제가 영화를 처음 세상에 내놓은 19세기부터, 움직이는 이미지에 소리를 더한 유성영화가 나온 시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탄생의 순간부터 이 순간까지 기술이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기술일 것이다. 기계가 역사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유다. 저자는 엄밀한 시각에서 1897년 발명된 기계로부터 1927년 첫 유성영화의 탄생까지, 영화사의 초기를 세계사의 흐름에 맞춰 기술과 철학, 자본과 미학의 관점에서 다시 써냈다.
이전에 나온 ‘영화의 역사’와 일일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굳이 가장 큰 차이점을 짚는다면 영화 제목만 연대별로 나열한 책이 아니라, 책 제목 그대로 영화사를 쓰고 있다.
김성태 교수는 “영화는 태어날 때부터 세상을 스크린 위에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출발했다”며 “어떤 영화가 좋은 영화다를 분별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이해하고 더 잘 보게 하는 근거들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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