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토트넘에서 못 뛰고 임대 'HERE WE GO'...손흥민과 '케미' 뽐낸 레길론, 브렌트포드행 임박+수요일 메디컬
[포포투=오종헌]
세르히오 레길론은 토트넘 훗스퍼를 떠나 브렌트포드로 다시 임대를 떠난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레길론은 브렌트포드로 간다. 두 팀 사이에 구두합의를 마쳤고, 최종 승인이 떨어졌다.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되지 않은 임대이며 계약 기간은 올 시즌까지다. 수요일에 메디컬테스트가 예정되어 있다"고 전하며 이적 임박했을 때 사용하는 특유의 문구 'HERE WE GO'를 추가했다.
1996년생 스페인 출신 레길론은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이다. 2018년 레알 1군에 합류했지만 주전 경쟁에 애를 먹으며 2019-20시즌 세비야로 임대를 떠났다. 그리고 세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당시 스페인 라리가 31경기에 출전해 1골 4도움을 기록하는 등 세비야의 핵심 레프트백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토트넘이 관심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곧바로 원 소속팀 레알과 협상을 시도했고, 결국 레길론은 2020년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데뷔 시즌 프리미어리그(PL) 27경기에 출전하며 순조로운 적응기를 보냈다.
손흥민과의 케미도 화제였다. 손흥민은 왼쪽 윙포워드로 뛰었고, 레길론은 레프트백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기장에서 호흡을 맞추는 빈도가 많았다. 또한 훈련 과정에서 함께 조를 이뤄 워밍업을 하는 모습이 다수 포착됐다.
순조롭게 토트넘 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도중, 변수가 발생했다. 2021-22시즌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경질됐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부임했다. 이와 맞물려 레알 복귀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레알은 2년 안에 3,400만 파운드(약 578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하면 바이백 조항을 보유하고 있었고 레프트백 보강을 위해 레길론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레알 이적은 없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토트넘에서 입지가 줄어든 레길론은 2022년 여름 임대를 떠나게 됐다. 콘테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잘 알고 있고 경험이 풍부한 이반 페리시치를 주전 윙백으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레길론에게 설 자리는 없었다. 대한민국 프리시즌 투어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페리시치 합류와 동시에 레길론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임대를 떠나게 됐다.
하지만 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 11경기(선발2, 교체9)만을 뛰는 데 그쳤다. 부상이 치명적이었다. 토트넘을 떠나기 전 입었던 부상을 완벽하게 털어내지 못하며 입단 초기에는 아예 뛰지 못했다. 그러다 11월 초 마요르카를 상대로 부상 복귀전이자 아틀레티코 데뷔전을 치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다시 2월 중순 다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3주 가량 결장했다.
레길론은 아틀레티코 임대 시즌 전반기를 마무리하며 부상 때문에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는 "내 인생 최악의 해가 끝났다. 수술대에 누워 있는 이 사진은 나의 2022년을 잘 요약하고 있다. 언제 다시 축구를 할 수 있을까 매일 고민하던 8개월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나와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레길론은 "모든 나쁜 시간과 지금까지 견뎌왔던 모든 순간들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고, 앞으로 나의 축구 겅력과 삶 모두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마침내 나는 돌아왔고, 최고의 감정을 회복하고 있다. 나는 모든 희망을 가지고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2023년을 앞두고 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두 달 뒤 다시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연이은 악재 속에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한 레길론은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고, 토트넘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토트넘에서도 여전히 레길론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지난해 여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했지만 '신입생' 데스티니 우도기가 프리시즌 기간부터 신임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맨유가 관심을 드러냈다. 맨유는 시즌 초반 루크 쇼와 타이럴 말라시아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레프트백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당시 이적시장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급하게 레길론 임대로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레길론은 올 시즌 전반기 맨유에서 리그 9경기(선발4, 교체5)를 뛰었다. 임대 신분임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9월 말 번리전에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팀 상황이 좋지 않아 출전을 강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호평을 받았다.
또한 맨유 소식통인 '유나이티드 스탠드'는 지난해 10월 "레길론은 임대로 합류한 뒤 캐링턴(맨유 훈련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는 매력적이고 상냥한 태도를 갖추고 있었으며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고 밝혔다.
이어 "레길론은 맨유에 합류해서 기뻐하고 있다. 선수들은 포르투갈어, 스페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었고, 팀에 잘 녹아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레길론은 맨유 임대 기간에도 부상을 당했고, 루크 쇼와 타이럴 말라시아의 복귀가 임박함에 따라 더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됐다. 맨유는 계약서 안에 포함된 조기 해지 조항을 활용해 레길론을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디 애슬레틱'은 이달 초 "맨유는 레길론 임대를 마무리하기 위해 조기 종료 조항을 발동시켰다. 쇼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고, 말라시아의 복귀 역시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탈락하면서 후반기 경기 수가 줄었다. 이에 레길론은 토트넘으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그는 1월에 다른 팀으로 이적해 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인디펜던트' 역시 "레길론은 지난해 여름 맨유에 임대로 합류했다. 그러나 그의 계약 안에는 조기 해지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고 맨유는 이를 활성화시켰다. 쇼는 부상에서 복귀한 뒤 다시 가벼운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다. 말라시아도 곧 돌아올 예정이다. 그 사이 공백은 디오고 달롯으로 채울 것이다"고 언급했다.
토트넘으로 돌아왔지만 뛸 자리는 없었다. 처음에는 도르트문트와 연결되기도 했다. 앞서 독일 'GGFN'은 12월 말 "도르트문트는 1월 이적시장 기간 레길론을 영입해 측면 수비를 강화할 수 있다. 무릎 부상을 당한 훌리안 라이어슨의 복귀가 여전히 미정인 가운데 라미 벤세바이니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될 예정이다. 유소년 팀에서 뛰고 있는 헨드리 블랭크, 길레 부에노가 남은 옵션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 매체는 "도르트문트는 레길론의 임대를 더 선호할 것이다. 현재 홀슈타인 킬에서 임대 생활을 하고 있는 톰 로테의 발전을 방해하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레길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임대로 뛰고 있지만 해당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이 경우 레길론은 도르트문트로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종 행선지는 토트넘, 맨유와 같은 PL 무대에 있는 브렌트포드였다. 브렌트포드는 현재 리그 16위에 위치하고 있다. 비탈리 야넬트, 리코 헨리 등이 왼쪽 수비로 뛰고 있는 가운데 전력 보강을 위해 레길론 임대를 추진했다. 그러나 완전 이적 옵션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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