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알아도 입시 절반 먹고 들어가” 경력 40년 전문가가 낸 책

김연주 기자 2024. 1. 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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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중구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용어가 너무 어려워서 입시설명회에 가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용어만 알아도 대입 준비할 때 절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국내 최고 입시 전문가’로 꼽히는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이 최근 ‘대입 필수 용어 사전’을 출간했다. 1986년 고등학교 교사에서 시작해 EBS·메가스터디 강사를 거쳐 유웨이평가연구소장까지, 대입 관련 경력 약 40년. 그간 50권의 책을 썼지만 ‘대입 용어집’은 처음이다. 용어집에는 ‘정시’ ‘변환표준점수’ 같은 정식 입시 용어부터, ‘라인을 잡다’ ‘갓반고’ 같은 입시 업계 은어까지 총 500개가 수록되어 있다.

-왜 ‘대입 용어집’을 냈나.

“수십년간 입시 업계에 있으면서 뭔가 의미 있는 걸 만들고 싶었다. 사람들이 ‘용어가 어렵다’고 하더라. 입시 설명회에 가서 들어봐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하는 거다. 처음에는 회사 직원들 교육용으로 썼다. 그다음엔 교육 기자들도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수험생 학부모들도 볼 수 있게 각종 ‘팁’도 담았다.”

-대입 용어가 너무 어려워서 부모들 입시 준비를 시작하다가 질려버린다.

“너무 어렵다. ‘도수분포표’가 무슨 말인지 어떻게 알겠나. 반영 비율도 있고 반영 영역, 반영 과목도 있다. 용어들을 쓸데 없이 어렵게 해놓은 거다. "

-왜 이렇게 용어가 복잡한가.

“대학들 전형 방법이 다 달라서 그런게 크다. 백분위, 표준점수 등 반영하는 지표가 다르고, 반영 방법도 다르다.”

-40년 전문가인데도 모르는 용어가 있는지.

“많다. 같은 용어인데 과거랑 뜻이 달라진 것도 있다. 예전에 ‘변표’와 지금 ‘변표’가 다르다. 지금은 탐구영역마다 같은 백분위를 기준으로 같은 점수를 부여하는 것이 변환표준점수다. 예전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전체 수능 성적을 계산해서 주는 것을 ‘변표’라고 했다. 세월에 따라서 용어가 달라진다. ‘나노디그리’ ‘조정점수’, ‘이원화 전형’ 등 새로운 용어도 많이 생긴다.”

-그런 용어를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다 알아야 하나.

“대학들의 입시 요강에 나오기 때문에 알아야 한다. 교육부가 발표하는 보도자료에도 나온다. 교육 정책을 알면 자녀 입시에 빨리 대응할 수 있으니까 알면 좋다.

-500개 가운데 ‘학부모가 이건 꼭 알면 좋다’는 단어는 몇 개나 되나.

“앞부분에 다룬 정식 용어 250개는 다 알아야 할 것 같다. 변별력, 본고사 같은 용어들은 기본적인 것들이다. 학생부의 ‘세특’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세특’은 세부적능력특기사항이다. 이런 걸 알면 자녀 입시를 지도할 때 좋다. 용어를 알면 입시에서 반은 먹고 들어간다.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입시 정보를 많이 얻는데, 거기서도 다 전문 용어를 쓴다.”

-책에 정식 용어도 있지만, 은어도 굉장히 많이 실었는데.

“수험생들끼리, 전문가들끼리 굉장히 많이 쓰는 용어들이다. 전문가들이 ‘라인을 잡아야 한다’고 한다. 지원할 대학 수준을 대강 정한다는 뜻이다. ‘어깨가 너무 낮아서’ 라는 말도 많이 쓴다. 대학들의 점수 차이를 어깨라고 한다. 입시 설명회나 컨설팅에 가면 전문가들이 그런 용어를 많이 쓴다. 그걸 알아들으려면 어느 정도는 알면 좋다. 뭐든지 어휘력이 중요하지 않나. 입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입시 관련 소셜미디어 콘텐츠가 정말 많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엄마들은 어떤 걸 믿고 봐야 하나.

“정보를 취사선택 해야 한다. 일리 있는 것도 있지만 ‘이상한데’ 싶은 것도 있다. 예를 들어서 대치동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빵구 나는 법칙’ 같은 걸 강의한다. 특정 학과에 예상보다 아이들이 지원을 덜 한 걸 ‘빵구 난다’고 한다. 그게 어쩌다 우연히 맞는 거지, 그런 법칙이 있나. 그런 콘텐츠를 진리처럼 믿는 경우도 많다. 썸네일 잘 만들어서 막 (강의)하는 거는 문제가 있다.”

-그럼 어떤 콘텐츠를 봐야 하나.

“공신력 있는 사람들 콘텐츠를 봐야 한다. 공교육 교사들이나 사회적으로 이름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게 괜찮다. 그런 사람들은 과장하거나 사기 안 친다.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것도 괜찮다.”

-비싼 돈 내고 대입 컨설팅 받을 필요가 있나.

“굳이 안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요즘 수험생들은 공짜 컨설팅을 3개 받을 수 있다. 학교 교사들이 해주지, 교육청이 해주지, 지자체도 해준다. 사설 컨설팅 받는 건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는 건강검진도 삼성병원에 가서 하는 심리랑 비슷하다. 막을 길은 없다. 그런데 공교육에서 하는 것도 충분하다고 본다.”

지난달 서울 중구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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