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최고령 개’ 기네스북 기록의 진실 공방

김가연 기자 2024. 1. 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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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세계 최고령 개’로 기네스세계기록(GWR)에 이름을 올린 ‘보비’. /조선DB

일부 수의사들이 ‘세계 최고령 개’로 기네스세계기록(GWR)에 이름을 올린 ‘보비’의 나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GWR 측은 보비의 기록에 대해 공식 재검토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GWR은 작년에 세상을 떠난 포르투갈 대형 목축견인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 품종의 개 보비에게 부여한 ‘세계 최고령 개’ 타이틀에 대한 공식 검토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GWR 대변인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비에 대한 생존 최고령 개, 역대 최고령 개 기록 타이틀 적용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존 증거를 다시 살펴보고 새로운 증거를 찾을 것”이라며 “전문가 등과 연락을 취하는 과정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GWR은 당초 지난해 2월, 보비가 1992년 5월11일 태어나 포르투갈 중부의 한 마을에서 30세266일을 보냈다며 살아있는 개 중 최고령이자, 역대 최고령 개라고 발표했다. 기존 기록은 1939년 29세 5개월의 나이로 죽은 호주의 ‘블루이’(Bluey)에게 있었다.

당시 GWR 측은 포르투갈 수의사 연합이 관리하고 포르투갈 정부가 승인한 반려동물 데이터베이스에서 나이를 확인받았다고 설명했다. GWR은 같은 해 10월21일 보비가 세상을 떠났을 때에도 “31년 165일의 나이로 보비가 죽었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이후 일부 수의사들이 GWR 측에 공식 서신을 보내 보비의 나이를 두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들은 “보비의 어린시절 사진과 최근 사진을 비교해 보면 발 색깔이 다르다” “포르투갈 정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소유자의 주장에만 근거한다” “보비는 과체중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장수의 조건이 아니다” 등 주장을 펼쳤다. 영국 왕립 수의과 대학의 대니 챔버스는 가디언에 “내 수의학 동료 중 보비가 실제로 31살이었을 거라고 믿는 이는 한 명도 없다”고 했다.

보비의 주인인 레오넬 코스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보비는 GWR이 요구한 모든 요건을 충족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수의학계가 대중에게 ‘보비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노력한 것 같다”며 “보비는 생전 사료가 아닌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었는데, 이게 수의학계에서 권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수의사들이 화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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