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딜레마…광폭행보 속 ‘의원정수 축소·선거법 회귀’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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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정치개혁 안'들을 발표하며 광폭 행보에 나섰다.
'불체포특권 포기'와 '국회의원 정수 감축'에 더해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강력 주장하고 있다.
당내 친윤석열(친윤)계 의원들은 한 위원장의 정치개혁 의지에 높은 점수를 주는 모습이지만, 일각에선 한 위원장에게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선거법은 물론, 국회의원 정수마저 70년대로 회귀하려 한다"며 "복고 레트로도 아니고 어떻게 이게 개혁으로 포장될 수 있냐"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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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치혐오 조장” 반발…당내서도 우려 “외연 확장 위해 신중해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정치개혁 안'들을 발표하며 광폭 행보에 나섰다. '불체포특권 포기'와 '국회의원 정수 감축'에 더해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강력 주장하고 있다. 당내 친윤석열(친윤)계 의원들은 한 위원장의 정치개혁 의지에 높은 점수를 주는 모습이지만, 일각에선 한 위원장에게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칫 '정치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과 중도층 민심 확보에 되레 장애물이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한 위원장은 1호부터 4호까지 정치개혁 안을 연이어 선보이며 총선 민심잡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 16일엔 "총선에서 승리하면 국회의원 수를 250명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재판기간 세비 반납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지역의 보궐선거 무공천 등에 이은 네 번째 정치개혁 공약이다.
여기에 한 위원장은 지지부진한 선거법 논의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는 지난 15일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너무 복잡하고 민의를 반영하는지도 의문"이라며 "원래(병립형 비례대표제)대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계속 입장을 바꾸고 있다"며 책임감 있게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당내에서도 이 같은 한 위원장의 정치개혁 광폭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 PK(부산·울산·경남) 국민의힘 의원은 한 위원장의 메시지에 대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주장했던 내용도 뒤엎고 숨으면서 '정치 명분'까지 저버린 모습인데, 그에 비해 한 위원장은 차별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당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는 동력"이라고 호평했다.
한 위원장의 의지가 실제 공천룰에도 실린 만큼, '실천력'이 증명됐다는 기대도 나온다. 앞서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공천룰에는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중진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한 여권 원외 인사는 "실제 세대교체 의중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며 "한 위원장 말처럼 '실천 의지가 있는지' 여부가 민주당과의 핵심 차이"라고 주장했다.
"70년대 복고를 개혁으로 포장"…제3지대도 공세 집중
다만 야권에선 한 위원장이 내세운 정치개혁의 일부 내용이 '과거로의 퇴행'이라는 질타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국회의원 정수 250명' 모델은 초대부터 10대 국회 기간이었던 1970년대까지의 과거형 모델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선거법은 물론, 국회의원 정수마저 70년대로 회귀하려 한다"며 "복고 레트로도 아니고 어떻게 이게 개혁으로 포장될 수 있냐"고 직격했다.
특히 국회를 개혁의 대상으로 낙인찍으면서, 국민들의 '정치 혐오' 여론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 브리핑에서 "한 위원장은 의원 정수 문제를 선거철 반짝 인기를 위해 '떴다방'식 공약으로 던졌다"며 "대단히 무책임할뿐더러 그 근저에 정치 혐오가 담겨 있다.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 한동훈 식의 정치 개혁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준석계 개혁신당을 비롯한 제3지대도 한 위원장의 정치개혁 안을 향해 공세를 집중시키고 있다. 김영호 개혁신당 대변인은 "의원정수를 축소한다고 정치가 나아지지 않는다"며 "250명이든 300명이든 어느 한 사람을 위한 사당이 되어버린 정당으로는 국민을 대표하지도 못 한다. 국회의원 숫자가 몇 명이냐보다는 공당의 사당화를 막을 제도적 보완책이 더 시급하다"고 직격했다.
당내에서도 신중하게 정치개혁 안들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수도권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한 위원장의 메시지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등 내부적 효과는 좋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당과 신당에 공격의 빌미를 내줘 리스크도 만들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다방면으로 정치개혁 등 대야 메시지를 준비해 외연을 확장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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