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작전 중단” 발표 몇시간 만 대규모 공습…이스라엘 내각 분열 심화

최서은 기자 2024. 1. 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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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고강도 지상전을 종료하겠다고 밝힌 이스라엘이 다시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공습을 단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 접경지역 주민 대표들과 면담에서 “전쟁은 2025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작전 방식과 가자지구 전후 구상 문제 등을 두고 이스라엘 내각에서 심각한 분열상이 이어지고 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는 하루 동안 15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전날 가자지구에서 곧 고강도 군사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지 몇시간 만이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남부에서의 (작전) 시간은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며 갈란트 장관의 발언에 반발하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번 공격은 칸유니스를 비롯한 남부 지역에 집중됐지만, 가자지구 북부에서도 대규모 폭발이 관측됐다. 북부 지역에서 철수했던 이스라엘 전차들이 다시 진입했고, 밤새 로켓의 굉음과 총성이 울려퍼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마스도 이날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향해 수십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이는 최근 몇 주 내 하마스가 가한 공세 중 가장 대규모였다. 지난 3개월간 이뤄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도 불구하고 하마스가 여전히 이스라엘 민간인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일부 건물들이 파괴됐으나,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군사작전 방식과 인질 석방 문제 등을 둘러싼 이스라엘 내각의 분열은 더 커지고 있다. 극우 인사들은 하마스의 공격이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작전을 축소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준다면서, 긴급 재검토를 요구했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무기한 재점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 접경지역 주민 대표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현재 분석에 따르면 전쟁은 2025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방송이 보도했다. 이번 전쟁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걸렸다고 보는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각 일부에서는 하마스와 인질 석방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예루살렘 히브리대 정치학과 르우벤 하잔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등은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석방하면 전쟁을 끝내겠다고 제안할 것”이라며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카타르의 중재 하에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에게 의약품을 전달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지난해 일시 휴전 기간 이뤄졌던 인질 석방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합의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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