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영화 제작진, ‘이슬람 모독’ 혐의로 감옥행

현지용 2024. 1. 17. 14: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혐의로 영화 제작진이 징역형을 받았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법원은 영화감독 카이르 자일라니, 프로듀서 탄멩켕에 대해 말레이시아 형법 제298조에 의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말레이시아 내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은 "영화가 배교를 조장했다"며 제작진을 강하게 비난해왔다.

이번 판결은 말레이시아에서 영화 제작자가 종교 모독 혐의로 형사 고발을 당하는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멘테가 테르방’ 감독·PD 징역 1년
‘종교적 감정 모욕’ 비난, 살해 위협받아
“종교 보수주의, 창작·표현의 자유 침해”
(왼쪽부터) 말레이시아 영화 ‘멘테가 테르방(Mentega Terbang. 나비)’ 영화 스틸컷과 포스터의 모습. X(구 트위터) 캡처
 
말레이시아에서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혐의로 영화 제작진이 징역형을 받았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법원은 영화감독 카이르 자일라니, 프로듀서 탄멩켕에 대해 말레이시아 형법 제298조에 의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사후세계를 탐구하는 영화 ‘멘테가 테르방(Mentega Terbang, 나비)’을 제작했다.

104분 분량의 이 영화는 한 무슬림 소녀가 사후 삶에 대해 서로 다른 종교에서 말하는 것을 조사하면서 불치병을 앓은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해 해당 영화가 제작, 개봉되자 두 사람은 말레이시아 대중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심지어 일부는 자신의 자동차에 염산 종류의 부식성 물질로 테러를 당하는 등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

이후 영화 제작자들은 종교적 감정을 모욕했다는 혐의로 형사 고발을 당했다. 이 때문에 영화는 말레이시아 내에서 상영이 금지됐으며 홍콩 스트리밍 플랫폼 등에서도 삭제됐다.

말레이시아 내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은 “영화가 배교를 조장했다”며 제작진을 강하게 비난해왔다.

이에 대해 감독은 “종교적 보수주의의 행진이 문화적 생산을 더 질식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말레이시아는 다민족·다문화 국가이나 국교로 이슬람교가 있다. 이에 따라 이슬람교 관련 법적 규정과 집행기관이 작동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말레이시아에서 영화 제작자가 종교 모독 혐의로 형사 고발을 당하는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활동가 마히 라마크리슈난은 이번 판결에 대해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손상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의회 입법위원 리찬청은 X(구 트위터)를 통해 이에 대해 “지난 60년이 넘는 국가 건설 끝에서 우리는 토론, 성찰, 창조를 위한 더 많은 공간과 장소를 잃어가고 있다”라고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현지용 온라인 뉴스 기자 hjy@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