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아프다며 거짓말로 돈 빌려간 할머니…씁쓸하지만 또 속아드릴 것”

박윤희 2024. 1. 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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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할머니의 "병원 갈 택시비가 없다"는 말을 믿고 만원을 건넨 시민이 '알고 보니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사연을 전했다.

이어 "그 할머니를 보낸 뒤 '왜 줬냐'는 동생에게는 '혹시 그 할머니가 돈 갚으면 너 과자 사 먹고 안 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 뒤 저는 마무리하고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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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할머니의 “병원 갈 택시비가 없다”는 말을 믿고 만원을 건넨 시민이 ‘알고 보니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사연을 전했다. 사연자는 ‘씁쓸하다’면서도 비슷한 일이 생기면 ‘또 돈을 드릴 것 같다’는 마음을 전했다. 

참고용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토요일 미용실에서 있었던 일’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13일 친한 동생이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머리 염색 중이었는데, 오후 1시쯤 어떤 70대 할머니가 미용실로 들어왔다”고 운을 뗐다.

할머니는 대뜸 A씨에게 “내가 손주랑 둘이 사는데 손주가 다쳐서 병원에 있다고 연락받았다. 수술하려면 보호자 동의서에 사인해야 한다. 얼른 병원에 가봐야 하는데 택시비가 없다. 만원만 빌려달라. (오후) 4시쯤 꼭 갚으러 오겠다”고 부탁했다고 했다. 

A씨는 “당시 미용실에는 그 동생과 저 단둘이었고, 동생은 ‘빌려주면 안 된다’는 눈치를 줬다”며 “저는 만약 진짜인 상황이면 안타깝다 싶어 만원 1장을 손에 쥐여 드렸다. 설마 저 노인분이 그런 거로 거짓말하겠나 싶었고, 특히 노인 분들에 관해서는 마음이 약해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 할머니를 보낸 뒤 ‘왜 줬냐’는 동생에게는 ‘혹시 그 할머니가 돈 갚으면 너 과자 사 먹고 안 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 뒤 저는 마무리하고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할머니의 간곡한 부탁은 모두 거짓이었다고. A씨는 “며칠 뒤 아침에 그 동생과 통화를 하는데, 동생이 ‘그 할머니 똑같은 내용으로 또 오셨다. 그래서 그냥 모질게 보냈다'고 하더라”며 “씁쓸하지만, 나중에 또 그런 노인분들 보면 ‘1%의 진실이면 어쩌지’라는 생각과 안쓰러움 때문에라도 또 당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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