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질식·추락·솟구침·꺼짐 ‘사고 0’에 도전한다

최상원 기자 2024. 1. 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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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26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오수관로 수질과 유량 등을 확인하기 위해 맨홀에 들어갔던 ㄱ(30대)·ㄴ(20대)씨 등 환경컨설팅 업체 직원 2명이 지하 6m 맨홀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5월15일엔 김해시 주촌면의 오수관로 맨홀에서 오니 준설작업을 하던 ㄱ(30대)씨가 지하 5m 맨홀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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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4개 사고 유형별 맞춤형 대책
경상남도 수질관리과 직원들이 맨홀 추락방지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지난해 9월26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오수관로 수질과 유량 등을 확인하기 위해 맨홀에 들어갔던 ㄱ(30대)·ㄴ(20대)씨 등 환경컨설팅 업체 직원 2명이 지하 6m 맨홀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의 몸에서 특별한 상처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맨홀 안에 차있던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지난해 5월15일엔 김해시 주촌면의 오수관로 맨홀에서 오니 준설작업을 하던 ㄱ(30대)씨가 지하 5m 맨홀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이 작업하던 중국인 노동자 ㄴ(50대)씨는 맨홀 바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는데, 병원에서 치료 도중 결국 숨졌다. 이들 역시 질식해 숨진 것으로 경찰은 결론 내렸다.

경남에선 지난해 2건의 맨홀 사고로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태풍 카눈이 몰아쳤던 지난해 8월10일 아침 8시5분께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도로에선 갑자기 불어난 빗물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맨홀 뚜껑이 시내버스 밑바닥을 뚫고 버스 안으로 튀어 들어갔다. 당시 버스는 잠시 정차한 상태였는데, 버스 아래에 맨홀이 있었다. 다행히 맨홀 뚜껑은 승객이 없는 버스 가운데 부분으로 들어와 인명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남에는 모두 40만3150개 맨홀이 있어, 언제라도 맨홀 사고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상남도는 17일 “맨홀 인명사고 예방 종합대책을 세워, 올해 집중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맨홀 사고를 크게 질식·추락·솟구침·꺼짐 등 4개 유형으로 나눠서, 맞춤형 대책을 세웠다. 질식 사고를 막기 위해 경남도는 하수관로 공사를 집중적으로 시작하는 3월 하수관로 관련 사업을 하는 시행사와 감리업체를 대상으로 특별 안전교육을 하기로 했다. 현장업체와 작업자 대상 안전교육은 정기적으로 이뤄지지만, 이들을 지시하고 감독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경남도가 직접 교육하는 것은 처음이다.

또 추락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람이 실수로 맨홀에 빠지더라도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모든 맨홀에 철망으로 된 추락방지 장치를 설치하기로 했다. 추락방지 장치를 설치하면, 사람이 맨홀에 빠지더라도 철망 위로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맨홀 작업자는 철망을 분리한 뒤 내려가야 하므로 맨홀 바닥에 유해가스가 있다면 사전에 감지할 수 있다.

경남도는 맨홀 뚜껑 솟구침 사고를 예방을 위해 맨홀 뚜껑을 회전식에서 볼트 체결식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볼트 체결식 뚜껑은 회전식 뚜껑보다 압력에 견디는 힘이 훨씬 강하기 때문에 빗물 등이 관로에 가득 차더라도 솟구치지 않는다. 또 경남도는 지반침하에 따른 맨홀 꺼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 뒤 20년 이상 된 낡은 하수관로를 정비할 수 있도록 정밀 조사를 하기로 했다.

전준우 경상남도 수질관리과 담당자는 “지금까지는 사고 발생에 따른 후속 조처를 했는데, 이렇게 따라가는 조처로는 사고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따라서 맨홀 사고의 유형을 분류하고 유형별 맞춤형 사전조처를 함으로써 사고요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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