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위' LG 극강 구원진에 삼성 '691SV' 트리오 도전장, '불펜 꼴찌' 대반란 준비

양정웅 기자 2024. 1. 1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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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삼성 오승환(왼쪽)-LG 유영찬. /사진=삼성 라이온즈, OSEN
삼성 김재윤(왼쪽)과 이종열 단장. /사진=삼성 라이온즈
LG 김진성.
지난해 KBO 리그 최고의 불펜진을 토대로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달성한 LG 트윈스. 그런데 여기에 도전장을 내미는 자가 있었으니, 바로 '마무리 3인방'을 앞세운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은 16일 "FA(프리에이전트) 오승환과 2년간 계약금 10억 원, 연봉 합계 12억 원 등 총액 22억 원의 조건에 사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삼성은 내부 FA 3명(오승환, 김대우, 강한울) 중 강한울을 제외한 2명의 선수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계약을 마친 이종열 삼성 단장은 구단을 통해 "비로소 올 시즌 투수진 구성의 화룡점정을 찍게 되었다. 협상 과정에서 시종일관 서로를 이해하는 분위기 속에 팀을 위한 최선의 길을 고민하면서 다소 시간이 소요되었다. 최고의 팀 구성을 위한 구단의 행보를 이해해주고 따라준 오승환 선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은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이 단장이 직접 오승환을 만나 협상에 나섰지만 해가 넘어가도록 계약이 완료되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일각에선 '황혼기에 있는 투수가 욕심이 과하다', '너무 돈 욕심을 부린다' 등의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이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처음부터 삼성에 오는 것엔 선수나 구단이나 같은 생각이었다. 협상 과정에서는 당연히 서로 여러가지로 고려해야 될 부분을 생각하다보니 늦어진 것이다. 협상에 진통을 겪었단 말도 나오는데 이건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오승환이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자타가 공인하는 KBO 역사상 최고의 클로저다. 단국대 졸업 후 2005년 삼성에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KBO 통산 668경기(739⅔이닝)에 나와 41승 24패 400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ERA) 2.06의 성적을 거뒀다. 2006~2008년, 2011~2012년, 2021년 등 5차례나 세이브왕에 등극했고, 한국시리즈 MVP도 두 차례(2005, 2011년) 차지하는 등 '삼성 왕조'를 이끌었다.

해외에서의 활약도 뛰어났다. 2014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한 오승환은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에 올랐고, 2014년에는 클라이맥스 시리즈(CS) 6경기에 모두 등판해 4세이브를 거두며 MVP를 수상했다. 이어 2016년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한 후 4시즌 통산 232경기에서 16승 13패 42세이브 45홀드 평균자책점 3.31의 성적을 거뒀다.

2019년 친정팀인 삼성으로 컴백한 오승환은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꾸준히 뒷문을 지켜왔다. 지난해에도 58경기에서 62⅔이닝을 투구하며 4승 5패 3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10월 14일 대구 SSG전에서는 KBO 최초로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하는 영광을 안았다.

KBO 최초 400세이브를 달성한 뒤 환호하는 관중들을 바라보고 있는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어쨌든 오승환까지 계약을 완료하면서 삼성은 지난해 KBO 리그 세이브 2, 3, 6위를 모두 한 팀에 품게 됐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11월 22일 우완 김재윤(34)과 4년 최대 총액 58억 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세부 조건으로는 계약금 20억 원, 연봉 합계 28억 원, 인센티브 합계 10억 원이다. 휘문고 출신인 김재윤은 지난 2015년 KT 위즈에 신인 드래프트 2차 특별지명 13순위로 프로에 입문했다. 프로 통산 481경기에 나서며 44승 33패 17홀드 169세이브 평균자책점 3.58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59경기에 나와 5승 5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의 성적을 거뒀다. 세이브는 SSG 서진용(42세이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02, 피안타율도 0.227로 준수했다. 전반기까지 1.60의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고, 후반기(평균자책점 3.66) 다소 흔들리긴 했지만 어쨌든 팀의 정규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 진출에 보탬이 됐다.

FA 계약 후 삼성 라이온즈 유정근 대표이사(왼쪽)와 악수를 나누는 김재윤. /사진=삼성 라이온즈
FA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불펜 투수 임창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삼성은 지난 5일 또다른 베테랑 투수 임창민(39)과도 계약기간 2년, 총액 8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4억 원, 옵션 1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올해로 프로 17년 차가 되는 그는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와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를 거쳐 지난해 친정 키움으로 컴백하면서 487경기 27승 29패 122세이브 57홀드 평균자책점 3.73의 통산 성적을 올렸다.

NC 소속이던 2015시즌에는 1승 5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며 그해 열린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이후 3년 연속 20세이브를 올린 후 다시 셋업맨으로 전향했던 임창민은 지난해 키움에서 다시 클로저 자리를 맡았다. 그는 51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2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51을 마크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2년 연속 방출된 후 재기에 성공해 FA 신청까지 했고, 결국 대구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세 선수는 KBO 통산 691세이브(오승환 400세이브+김재윤 169세이브+임창민 122세이브)를 합작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이에 누가 어떤 보직을 맡느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김재윤과 계약한 후 "아주 선의의, 기분 좋은 경쟁이 될 수 있다. 감독님 입장에서는 훨씬 좋다"며 "감독님과 얘기 많이 했었고 충분히 다 조율 가능한 부분이다.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자신했다.
LG 선수단.
삼성이 '클로저 트리오'를 구축하면서, 지난해 최강 불펜을 자랑했던 챔피언 LG와 정면 승부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LG는 지난해 KBO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3.43의 불펜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반면 삼성은 5.16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LG는 팀 홀드도 92개로 가장 많았다.

선수 면면을 봐도 탄탄한 모습이었다. 마무리 고우석(26)이 부상으로 인해 44경기 등판에 그치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에 머물렀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힘을 보탰다. 베테랑 김진성(39)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80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8의 호성적을 거뒀고, 좌완 함덕주(29)는 4승 무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로 힘을 보탰다. 여기에 새로운 얼굴 유영찬(27)도 12홀드와 3.44의 평균자책점으로 깜짝 등장했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했던 백승현(29) 역시 2승 3세이브 11홀드 ERA 1.58의 성과를 냈다.

LG 함덕주.
LG 유영찬.
이들은 정규시즌 내내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보여주며 7월 이후 LG의 정규시즌 1위 독주에 큰 기여를 했다. 여기에 KT 위즈와 한국시리즈에서도 3차전 부진을 제외하면 중요한 순간 위기를 삭제하면서 LG가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만 LG 불펜에는 불안요소가 있다. 우선 클로저 고우석이 메이저리그행을 택했다. 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4억 원)에 계약을 맺고 미국행을 선택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우선 유영찬을 차기 마무리투수로 낙점하며 "어느 정도 해줄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고우석. /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하지만 최근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38억 원(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던 함덕주가 전반기를 사실상 날리게 된 것이다. LG는 16일 "함덕주가 이날 좌측 팔꿈치 주두골 미세골절로 인해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좌측 주관절 핀 고정 수술을 실시했다. 재활 기간으로는 6개월 정도를 예상한다"면서 "6월 ~7월경 복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필승조가 두 명이나 사라지면서 LG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래도 LG는 지난해 활약했던 자원들이 든든하고, 다소 아쉬운 시즌(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을 보냈던 홀드왕 출신의 사이드암 정우영(25)까지 부활한다면 올해도 튼튼한 허리와 뒷문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서 특급 클로저를 세 명이나 보유한 삼성과 펼칠 '불펜 정면승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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