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팩트체크? 미디어 전문가들 "인간 대체 어려워"

박서연 기자 2024. 1. 1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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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9명 조사…"판단력 기획력 필요로 하는 팩트체크·기획기사 사람이 직접 수행할 것"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GettyImagesBank.

생성형 AI 기술이 현재에도, 5년 후에도 국내 언론산업의 팩트체크 분야에서 활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뉴스 미디어·AI 기술 분야 전문가, 현업 저널리스트, 언론사 경영진, 미디어 스타트업 대표, 연구자 등 19명 전문가 의견을 조사한 결과다.

지난달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공개한 <언론산업 인공지능(AI) 활용방안 연구>(이현우·이성민·이상규·김도연) 보고서를 보면 전문가 19명은 '팩트체크 AI 기술이 언론산업에 널리 활용될 것 같나'라는 질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인 2.89점(5점 만점)을 줬다. '5년 후에는 어떨 것 같나'라는 질문에는 3.11점을 줬다.

보고서는 “AI 활용은 업무 효율화 및 자동화 측면에서 한정적으로 이뤄지되 그것이 반드시 질적 향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 언론산업 종사자들의 판단력·기획력 등을 필요로 하는 팩트체크나 독창성·원본성이 중요한 취재 및 자료조사 영역은 사람이 직접 수행할 것이라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요컨대 당장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고 자동화하는 차원에서의 기술적 활용이 활성화될 것이지만 근원적으로 저널리즘 활동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언론산업 인공지능(AI) 활용방안 연구 보고서에 첨부된 표.

반면 단순 업무 측면에서 AI 활용은 더 높아질 거라고 했다. △인터뷰, 오디오, 영상 자료의 텍스트 변환 기술 널리 활용(4.74점) △이미지 및 영상 생성 등 생성 기반 기술 널리 활용(3.68점) △자료조사 및 내용 요약 기술 널리 활용(4.11점) △문법오류 수정 및 교정, 교열의 자동화 서비스 활성화(4.47점) △자동 번역 서비스 활성화(4.47점) 등은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 항목들이 '5년 후에는 어떨 것 같나'라는 질문에 여전히 높은 점수가 매겨졌다.

전문가들은 “AI 활용의 빈도는 늘어날 것이지만 그 활용의 양적 빈도 증가가 반드시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AI가 생성한 가짜 정보에 대한 책임소재가 분명해지지 않는다면 10년 뒤에도 오리지널 리소스를 확보하기 위한 취재, 자료조사 영역은 사람이 직접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의 판단이 개입되는 팩트체크나 기획 기사는 인간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판단이 개입되는 팩트체크나 기사 기획 정보를 새롭게 생산하는 업무에 가까운 직업일수록 AI가 짧은 시간 안에 인간을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언론사가 팩트체크 기술을 보유할 것이라기보다는 자사의 보도가 변조된 채 유통되지 않도록 하는 방어적 기술이 사용될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I를 중심에 둔 업무 프로세스 및 조직문화의 재구성이 나타날 것 같냐'는 질문에 2.79점을, '언론사의 수익모델이나 사업 영역이 AI 활용을 중심으로 재구성될 것'이라는 질문에는 2.74점을 줬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AI 기술에 의한 변화가 크게 예상되지만, 이로 인해 조직이 비슷한 수준에서 바뀌지 않을 듯하다. 오히려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술에 제공할 수 있는 이용자 관련 서비스도 콘텐츠 추천이나 관련 챗봇 정도로 한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AI 도입으로 콘텐츠 생산이 자동화된다면 콘텐츠 단가 하락, 콘텐츠 광고 단가 하락이 예상되므로 수익모델에 있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 업무의 AI 대체 또는 보완을 통해 저널리스트 본연의 탐사보도, 취재 등의 활동이 강화될 것 같나' 질문에는 낮은 점수인 2.63점을 줬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기술을 활용하는 문제와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문제는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며 “관건은 AI가 인간의 역량을 책임성 있게 대체할 수 있는 질적 완성도이며, 오프라인 세계의 노동까지 대체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물리적 윤리적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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