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염환자 머리채 잡고 흔들고 손으로 ‘툭툭’… 간병인의 상습 폭행, 1인실 CCTV에 녹화

피해자 자녀 “긴 기간 엄마 혼자 오롯이 고통 견뎌내. 죄스럽다”

SBS 보도화면 갈무리.

 
자신이 돌보던 뇌염 환자를 폭행한 혐의로 50대 여성 간병인이 경찰에 입건됐다.

17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A씨를 학대 등의 혐의로 입건해 여죄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60대 B씨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거나, 얼굴 부위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뇌염을 앓아 의식은 있으나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은 B씨가 코로나19에 걸려 폐쇄회로(CC)TV가 있는 1인 병실로 옮겨지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B씨의 상태를 수상히 여긴 의료진이 CCTV를 확인하고 A씨의 학대 사실을 B씨의 가족에 알린 것.

전날 SBS가 보도한 CCTV 영상에는 A씨가 누워 있는 B씨의 머리채를 잡고 뜯거나 흔드는 모습이 여러 차례 담겼다.

또 A씨는 B씨의 얼굴을 손으로 내리치고 재활운동용 나무 막대기로 이마와 입술을 때리기도 했다.

B씨의 자녀는 “(간병인이) 늘 해왔다는 듯이 오로지 머리채만 잡고 엄마를 일으켜 세우더라”라며 “머리카락이 빠져서 (머리에) 크게 땜빵처럼 생겼고 뒤에도 세 군데가 그렇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너무 뒤늦게 알았다는 게 죄스럽다”며 “긴 기간 엄마 혼자 오롯이 고통을 견뎌낸 것이지 않느냐”라고 토로했다.

폐쇄회로(CC)TV의 존재를 몰랐던 A씨는 B씨 가족들에게 환자가 스스로 움직이다가 다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상 증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B씨를 간병하다가 지쳤다.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 폭행했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은 A씨에게 또 다른 범행이 있었는지 여죄를 캐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