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완치 방해하는 ‘세포 간 이질성’ 극복 전략 찾았다

문세영 기자 2024. 1. 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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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항암 효과를 낮추는 '세포 간 이질성' 발생 원인을 파악했다.

조현태 IBS 선임연구원(제1저자)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신호 전달 체계가 병렬 구조일 경우 극단적인 신호가 서로 상쇄돼 세포 간 이질성이 적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호 전달 체계가 병렬 구조를 보이도록 약물이나 화학요법 치료 전략을 세우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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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기계학습 방법론(Density-PINNs)을 통한 ‘세포 간 이질성 원인’ 규명 과정. 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항암 효과를 낮추는 '세포 간 이질성' 발생 원인을 파악했다. 암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의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재경 수리및계산과학연구단 의생명 수학그룹 CI 연구팀이 AI를 이용해 동일 외부 자극에 세포마다 다르게 반응하는 ‘세포 간 이질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이질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세포 간 이질성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들이 동일한 외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신호 전달 체계’가 세포 간 이질성에 영향을 미친다. 복잡한 신호 전달 체계의 전 과정을 직접 관측하기는 현재 기술로 어렵다. 

세포 간 이질성은 질병 치료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다.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세포 간 이질성으로 일부 암세포만 사멸되면 완치에 이르기 어렵다. 이질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이질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해야 치료 효과가 높은 신약 설계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기계학습을 통해 신호 전달 체계와 세포 간 이질성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기계학습 방법론인 'Density-PINNs'를 개발해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신호 전달 체계에 대한 정보를 추정했다. 

세포가 외부 자극에 노출되면 신호 전달 체계를 거쳐 반응 단백질이 생성된다. 시간에 따라 축적된 반응 단백질의 양을 이용하면 신호 전달 소요 시간의 분포를 추론할 수 있다. 이 분포는 신호 전달 체계가 몇 개의 경로로 구성됐는지 알려준다. Density-PINNs를 이용하면 반응 단백질의 시계열 데이터를 통해 신호 전달 체계에 대한 정보를 추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대장균 항생제에 대한 반응 실험 데이터에 Density-PINNs를 적용해 신호 전달 체계가 단일 경로로 이뤄질 때(직렬)보다 여러 경로로 이뤄질 때(병렬) 세포 간 이질성이 적다는 점을 알아냈다. 

조현태 IBS 선임연구원(제1저자)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신호 전달 체계가 병렬 구조일 경우 극단적인 신호가 서로 상쇄돼 세포 간 이질성이 적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호 전달 체계가 병렬 구조를 보이도록 약물이나 화학요법 치료 전략을 세우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김재경 CI는 “복잡한 세포 신호 전달 체계의 전 과정을 파악하려면 수십 년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우리 연구진이 제시한 방법론은 수 시간 내에 치료에 필요한 핵심 정보만 알아내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실제 현장에 적용해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패턴스’에 지난달 26일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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