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신현빈, 변치 않을 사랑 완성 (사랑한다고 말해줘) [TV종합]
16일 공개된 지니 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연출 김윤진, 극본 김민정, 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스튜디오앤뉴·아티스트스튜디오, 원작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제작 TBS 텔레비전)) 최종회에서는 이별의 아픔을 딛고 다시 서로를 선택한 차진우(정우성 분)와 정모은(신현빈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차진우, 정모은의 애틋한 시간을 담아내며 오랜만에 클래식 멜로를 완성했다. 그리고 중심에는 단연 정우성과 신현빈이 있었다. 멜로 장인 다운 깊이 있는 연기로 우연에서 시작되어 운명처럼 이끌리는 차진우, 정모은의 서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진가를 증명했다. 두 배우의 감성 짙은 연기는 서로와의 소통을 통해 치유 받고, 성장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빈틈없는 몰입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제작진들의 역시 진가를 발휘했다. 감성 연출로 기대를 모았던 김윤진 감독은 차진우와 정모은의 서로 다른 세계가 겹쳐지는 과정, ‘소통’과 ‘이해’라는 주제를 밀도 있고도 아름답게 담아냈다. 김민정 작가 역시 매회 깊이 다른 내레이션으로 외로움과 소통,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었다. 남혜승 음악 감독은 인물들의 언어와 감정을 대신한 음악들로 몰입감을 더했다.
마지막회에서 정모은은 차진우와의 이별 후,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욕심을 직면했다. 자신이 어느 순간부터 차진우가 해줄 수 없는 것을 바라왔다는 것. 그의 이야기를 듣던 윤조한은 “나도 그런 적 있어. 그냥 조금 서툴렀던 거야. 너도, 나도.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지 말자”라며 조심스러운 위로를 건넸다. 그 안에 담긴 윤조한의 진짜 감정을 깨달은 정모은은 거절의 말 대신 “널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제 내 걱정도 그만하고. 우리 지금을 잘 보내주자”라는 응원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후 차진우는 미국으로 향하기 전 모친 고우희(차미경 분)의 병실을 방문했다. 고우희는 차진우가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는 못했지만, 대신 그에게서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의 얼굴을 발견했다. 이에 차진우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눈물 짓는 것뿐이었다. 그날 밤, 술에 취한 차진우는 이 모든 기적을 있게 해준 정모은을 향한 그리움에 젖어 들었다. 어느 순간 눈앞에 나타난 그의 환영을 향해 “모은아”라며 소리 내어 불러보기까지 한 차진우. 그는 결국 정모은을 잊기 위해 미국행을 결심했다. 그 무거운 마음을 안고 들어선 공항에서 차진우는 그토록 보고싶던 정모은을 발견했지만, 결국 두 사람은 이내 엇갈리고 말았다.
그리고 일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의뢰를 받아 한국에 돌아온 차진우는 홍기현(허준석 분)부터 아트센터에서 가르치던 학생들까지, 반가운 얼굴들을 하나하나 찾아갔다. 그런 가운데 학생들로부터 연극 티켓을 선물 받아 공연장으로 향하게 된 차진우. 그곳에는 어느덧 당당히 주연 배우로 선 정모은이 있었다. 연극이 시작되고, 두 사람은 언젠가 정모은이 처음으로 무대에 섰던 때와 똑같은 위치에서 마주하게 됐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스카프에서부터 시작된 추억들을 떠올렸다. 정모은은 연극이 끝나자 마자 차진우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차진우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어 그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차진우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라며, 언젠가의 정모은처럼 인사를 건넸다. 끝나지 않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인연의 시작이었다. 맞잡은 손과 함께 “사랑해, 모은”이라고 마음 속으로 되뇌는 차진우의 고백은 가슴 벅찬 해피 엔딩을 수놓으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정우성은 소리 없는 세계를 살아가는 청각 장애 화가 차진우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음성 언어를 벗어나 깊은 눈빛에 더해진 세밀한 표정들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신현빈은 정모은이라는 인물이 지닌 매력을 배가한 감성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차진우라는 인물을 만나며 맞는 내적 변화와 배우라는 꿈을 향한 성장기 모두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사진=‘사랑한다고 말해줘’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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