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여성 사망…한국세라믹기술원서 성희롱 등 괴롭힘 당해

가해 연구원은 감봉·정직 징계받고 해임…행정소송 제기
정의당 진주위원회 “기술원은 진상조사 과정 공개해야“

한국세라믹기술원 건물 앞 도로에 직장 내 갑질을 한 가해자를 중징계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정의당 진주시 지역위원회 제공).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한국세라믹기술원(이하 기술원)에서 장애가 있는 여직원을 성희롱 등으로 괴롭히고 성실의무를 위반한 연구원이 최근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직원 A씨는 지난해 6월 사망했으며 가족들은 A씨가 기술원 근무 당시 연구원 B씨로부터 폭언과 성희롱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스트레스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 기술원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및 성실의무 위반으로 지난달 18일 B씨를 해임했다.

B씨는 성 관련 비위 사항 등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지난해 3월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성실의무 위반으로 지난달 18일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1년 이내에 2회 이상 정직 또는 감봉 처분을 받은 B씨는 기술원에서 해임됐다. B씨는 감봉 조치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몸이 불편한 A씨는 2022년 5월 연구원 B씨의 폭언, 성희롱 등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기술원 내부에 고충 면담을 했다. A씨는 같은해 10월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 진정을 접수했다. 2개월 뒤인 12월 인턴 계약이 끝난 A씨는 퇴사 처리됐으며 지난해 6월 A씨는 사망했다.

A씨 가족들은 A씨가 기술원에서 인턴으로 2년간 일하면서 B씨로부터 지속해서 폭언, 성희롱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스트레스를 받아 자가면역질환이 재발했다고 주장하면서 산재 신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의당 진주시 지역위원회에서는 지난 16일 논평을 내고 B씨의 강력한 징계 요구와 함께 기술원의 늑장 조사로 A씨가 2차 피해를 입었다며 진상조사 과정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논평에서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노동과 장애, 성평등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A씨는 '루푸스'라는 자가면역질환이 있었는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고 2년이라는 인턴 기간이 끝나고 퇴사 후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기술원에 고충 상담을 했지만 공간 분리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A씨가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하자 그때야 B씨를 보직 해임하고 다른 부서로 이동시켜 공간 분리를 했다"고 주장했다.

지역위원회는 "기술원의 초기 대응이 적극적이지 않아 A씨는 2차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보이며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진상조사를 제대로 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술원은 조사를 제대로 공정하게 처리했는지 입장을 정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B씨는 월 10만원 3개월의 감봉 징계에도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으로 이는 최소한의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술원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의 지도 아래 외부 노무법인에서 공정하게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가 이루어졌다"며 "현재 가해자가 징계무효 소송을 제기해 진행중이며 엄중 대응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