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 꼼짝마…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 현미경 검색 [현장, 그곳&]
올해 전국 공항·항만 총 13대 추가 도입 계획
특별대책 추진단 구성·국경 단계 행정력 집중
“예전에는 육안검사와 촉수검사 등으로 마약을 적발했다면, 이제는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로 모든 은닉 품목을 샅샅이 탐지합니다.”
17일 오전 11시께 인천공항 1층 입국장 B구역. 약 3m 높이의 검색기 안에 한 여행자가 들어가더니 다리를 벌리고 양 팔도 ‘ㄱ’자 모양으로 편다. 세관 직원이 검색기의 스캔 버튼을 누르자 ‘삐’ 소리가 나며 허리와 허벅지 쪽에 빨간색 점을 표시한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장비로 검색한 결과 이 여행자는 복부와 다리 쪽에 마약을 은닉한 것으로 의심이 되고 있다”며 “이 자리에서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한다.
세관 직원이 여행자의 티를 들추니 실제로 복부에 감아 숨겨둔 마약이 드러난다. 기존 육안과 손으로 더듬어 확인했던 마약 검사가 보다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변하는 순간이다.
이번 인천공항세관이 도입한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는 1~10㎜의 전자파를 인체에 투사한 뒤 반사되는 것을 스캔해 결과값을 표출하는 장비다. 공항세관은 지난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에 각각 2대와 1대씩의 검색기를 도입했으며, 올해 총 13대를 추가 도입해 전국 공항과 항만에 확대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관세청이 ‘마약과의 전쟁’ 2년차를 맞아 여행자 마약밀수 단속을 강화한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우리나라에 밀반입되는 마약류의 적발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무게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의 마약밀수 단속 현황을 보면 지난 2022년에는 총 771건을 적발했지만, 지난해에는 704건으로 70여건이 줄었다. 반면, 2022년 624.4㎏이었던 마약 중량은 지난해 769.3㎏으로 23% 증가했다. 이 중 인천공항에서 적발한 마약 건수가 90%에 이른다.
관세청은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의 고정탑승교(boarding bridge) 내 세관 검사구역을 통해 마약류 밀반입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검사구역은 주요 마약 우범국에서 출발한 항공편이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여객들이 여객기에서 내리는 즉시 전원의 기내 수하물과 신변에 대한 검사를 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관세청은 공항공사와 협의를 거쳐 T1 동·서편 및 탑승동 각 1개씩 세관검사를 할 고정탑승교 지정을 완료했다. 관세청은 기내 수하물 검사를 위한 X-Ray 검색 장비 및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를 배치해 '입국심사 이전 세관검사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지난해에는 ‘마약과의 전쟁’을 시작하며, 특별대책 추진단 구성 등 국경 단계에서의 마약 단속에 관세행정의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2년차를 맞는 올해는 마약 청정국으로의 회복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관세청은 국경에서 마약을 철저히 차단해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지키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세청은 이날 인천공항세관 대회의실에서 ‘2024년도 제1차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 회의’를 열고 그동안 추진한 마약 단속 체계를 다시 한 번 점검했으며, 개선·보완과제에 대한 추가 대책을 논의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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