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하더라, 얼마나 간절했길래” 서건창 KIA행 발표 직후…‘이 사람’에게 가장 먼저 ‘감사 인사’ 매너남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15일 오전이었다. 11시가 다 돼 가는 시점에 KIA 타이거즈의 서건창 영입 관련 문자 메시지가 떴다. 이 시점, 서건창은 조용히 이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되지 않았지만, 수신자는 부재중 전화 시점이 보도자료 발표 직후라고 떠올렸다.
다름 아닌 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이었다. 고형욱 단장은 16일 전화통화서 “발표 난 걸 들었는데, (구단)회의에 참석했다. 본래 난 회의에 참석할 때 휴대폰을 안 들고 들어간다. 회의 끝나고 들어왔는데 건창이한테 연락 와 있더라”고 했다.
서건창은 고형욱 단장에게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KIA와 계약했습니다”라고 했다. 고형욱 단장은 “다른 팀에 갔지만, 부상 없이 잘 하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깔끔하게 했다. 건창이가 무등산 기운을 받아서 잘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서건창은 작년 11월 LG 트윈스에 방출을 요청했고, 그동안 광주의 한 야구 아카데미에서 개인훈련을 해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냥 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즌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해왔다. KIA는 그런 서건창의 진심을 알게 됐고, 1년 1억2000만원 계약을 체결했다.
서건창이 LG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연락을 취한 사람이 고형욱 단장이었다. 키움은 그 정도로 진심으로 서건창을 다시 품고 싶었다. 2021년 7월 트레이드를 했지만, 그때는 팀 사정이 그래야 했고, 지금은 또 다르다. 키움은 경험 많은 중앙내야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서건창은 2달 가까이 회신하지 않으면서 완곡한 거절 의사를 드러냈고, 고향팀 KIA를 택했다. 그리고 키움은 그런 서건창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단, 고형욱 단장은 웃으며 “아직 끝났다고 생각 안 한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훗날 서건창이 선수든 지도자든 키움과 다시 함께 할 날이 올 수도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넌지시 표한 것이었다. 그 정도로 서건창을 향한 마음은 진심이다. 고형욱 단장은 “짠하더라. 얼마나 간절했길래. 머리도 짧게 깎고 살도 많이 빠졌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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