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하더라, 얼마나 간절했길래” 서건창 KIA행 발표 직후…‘이 사람’에게 가장 먼저 ‘감사 인사’ 매너남

김진성 기자 2024. 1. 1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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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15일 오전이었다. 11시가 다 돼 가는 시점에 KIA 타이거즈의 서건창 영입 관련 문자 메시지가 떴다. 이 시점, 서건창은 조용히 이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되지 않았지만, 수신자는 부재중 전화 시점이 보도자료 발표 직후라고 떠올렸다.

2023년 9월 2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열렸다. LG 서건창이 5회말 1사 1루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고 있다./마이데일리

다름 아닌 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이었다. 고형욱 단장은 16일 전화통화서 “발표 난 걸 들었는데, (구단)회의에 참석했다. 본래 난 회의에 참석할 때 휴대폰을 안 들고 들어간다. 회의 끝나고 들어왔는데 건창이한테 연락 와 있더라”고 했다.

서건창은 고형욱 단장에게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KIA와 계약했습니다”라고 했다. 고형욱 단장은 “다른 팀에 갔지만, 부상 없이 잘 하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깔끔하게 했다. 건창이가 무등산 기운을 받아서 잘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서건창은 작년 11월 LG 트윈스에 방출을 요청했고, 그동안 광주의 한 야구 아카데미에서 개인훈련을 해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냥 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즌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해왔다. KIA는 그런 서건창의 진심을 알게 됐고, 1년 1억2000만원 계약을 체결했다.

서건창이 LG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연락을 취한 사람이 고형욱 단장이었다. 키움은 그 정도로 진심으로 서건창을 다시 품고 싶었다. 2021년 7월 트레이드를 했지만, 그때는 팀 사정이 그래야 했고, 지금은 또 다르다. 키움은 경험 많은 중앙내야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서건창은 2달 가까이 회신하지 않으면서 완곡한 거절 의사를 드러냈고, 고향팀 KIA를 택했다. 그리고 키움은 그런 서건창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단, 고형욱 단장은 웃으며 “아직 끝났다고 생각 안 한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2023년 9월 2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열렸다. LG 서건창이 5회말 1사 1루서 좌익수 플라이를 치고 있다./마이데일리

훗날 서건창이 선수든 지도자든 키움과 다시 함께 할 날이 올 수도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넌지시 표한 것이었다. 그 정도로 서건창을 향한 마음은 진심이다. 고형욱 단장은 “짠하더라. 얼마나 간절했길래. 머리도 짧게 깎고 살도 많이 빠졌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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