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오컬트가 아니다"…최민식·김고은, '파묘'의 자신감
[Dispatch=정태윤기자] "꽤 손에 땀을 쥐게 할 거라고 자부합니다." (장재현 감독)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이 데뷔 후 처음으로 오컬트를 만났다. 동양 무속 신앙과 맞닿아 있는 캐릭터를 소화한다.
장재현 감독은 잘하는 장르로 돌아왔다. 영화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파묘'다. 이번엔 '험한 것'과 마주하게 된다.
예고편부터 공포 그 자체다. 1,800만 뷰를 넘기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그러나 장재현 감독은 "의도적으로 무섭게 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동안 보여드린 것과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입니다. 오컬트라기보단, 인간의 보이지 않는 다른 면을 이야기는 작품입니다." (장재현 감독)
영화 '파묘' 측이 17일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장재현 감독,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등이 자리했다. 이도현은 군 복무로 인해 불참했다.
◆ '파묘'의 시작
'파묘'는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무당 화림(김고은 분)과 봉길(이도현 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나게 된다.
화림은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채고 이장을 권한다.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분)이 합류한다.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한다. 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파묘가 시작되며 기이한 사건이 벌어진다.
장재현 감독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장 감독은 "어렸을 적 100년 넘은 무덤의 이장을 본 적이 있다"며 "그때 오래된 나무에서 느꼈던 두려움과 호기심을 언젠가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장 감독은 '사바하', '검은 사제들' 등 오컬트의 장인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작품의 차별점은, 체험적인 요소를 가장 많이 살렸다는 지점이다.
그는 "코로나19 때 극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봤다. 이렇게 힘들게 봐야 하나 싶더라"며 "영화관에서 봐야 되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더라. 직관적이고 체험적인 영화를 완성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최민식·김고은, 새롭다
최민식은 연기 인생 35년 만에 첫 오컬트물에 도전했다. 40년 경력의 풍수사 상덕으로 분한다. 최민식은 상덕의 캐릭터에 큰 매력을 느꼈다.
최민식은 "상덕은 반평생 한 일을 하고 있으면서, 땅을 대하는 태도와 자기 나름의 가치관이 명확하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최민식) 선배님께서 연기를 하면, 그 신은 진짜가 된다"며 "선배님이 연기를 대하는 태도와 상덕이 땅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하다. 그래서 더 역할과 혼연일체 됐다"고 전했다.
김고은은 무당 '화림'으로 변신했다. 장 감독의 섭외 1순위이기도 했다. '사바하' 뒤풀이 현장에서 스치듯 만난 김고은의 얼굴을 보고, 시나리오를 써 내려갔을 정도.
김고은은 "화림은 젊지만, 인정받는 무당이다"며 "경문을 외우고, 굿을 하는 퍼포먼스 등 어설퍼 보이면 안 된다는 강박이 컸다"고 토로했다.
역할에 120% 빙의했다. 최민식은 "이러다 돗자리 까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몰입됐다"며 "김고은의 파격적인 모습이 이 영화의 백미 중 하나"라고 치켜세웠다.
유해진은 장의사 영근으로 활약한다. 장 감독은 "유해진 선배님이 촬영 들어가기 전에 '관객과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연기해 주겠다'고 하더라"며 "그 말처럼 관객을 안내하는 연기를 해주셨다"고 칭찬했다.
◆ 장재현, 또 다른 오컬트
예고편부터 미스터리의 세계로 인도했다. 벌써부터 무섭다는 반응. 그러나 장 감독은 "의도적으로 무섭게 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꽤 손에 땀을 쥐게 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번 장르는 오컬트로 규정할 수 없다. 장 감독은 "요즘 세상은 합리주의와 계산적으로만 흘러가지 않나. 인간적인 무언가에 대해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정 장르에 집착하려는 것이 아닌, 인간의 다른 면을 파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CG는 최대한 배제하려 했다. "미묘한 실재감이 영화의 생명이라 생각한다"며 "파묘가 진행되는 오픈 세트장 역시 최대한 실제처럼 촬영했다"고 전했다.
"전작에선 좋은 그림을 찍으려고 공을 들였어요. 그런데 이번엔 안 보이는 것들을 담고 싶었습니다. 배우들의 에너지와 기운 같은, 눈에 안 보이는 걸 찍으려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민식은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 땅, 조상, 묘 등 전통적인 사상을 가지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즐기시러 극장에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파묘'는 다음 달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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