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또 몸살···카카오T ‘직원 사찰’ 논란에 내홍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카카오가 또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카카오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원들 휴대폰에 위법적인 포렌식 조사를 진행하자 직원들이 반발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언론 보도에 대한 제보자를 조사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 모두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카카오 준법과 신뢰위원회가 제보 시스템을 통해 경영진 비위 등 쇄신을 위한 의견을 직원들에게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직원 대상 개인폰 포렌식 조사는 절차적 정당성이 없고 위법한 사항”이라며 “직원들의 동의 절차를 즉각 철회하고 진행 중인 모든 조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직원들에 대한 광범위한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알려진 ‘카카오모빌리티, 유럽 최대 택시 플랫폼 인수 사실상 불발’ 보도에 대한 제보자를 찾기 위한 차원이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동의서와 함께 휴대전화를 받아 법무법인을 통해 포렌식 조사를 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이 감지돼 일부 직원을 상대로 보안 점검을 제한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주요 정보 유출 발생으로 특정 의혹에 대해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개인 동의 등 적법 절차에 따라 의혹과 관련된 내용만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가 동의서 상에 명확한 조사 이유와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사전 공지나 노조 통보 등의 절차를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위법 논란을 자초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행보가 콜 몰아주기·회계 조작 등의 논란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당국의 전방위 조사를 받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제시한 디지털 데이터 획득·분석 동의서를 확인한 결과, 포렌식 조사 이유와 목적, 수집 데이터 범위, 보유 기간 및 폐기 시점 등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개인정보 획득 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정보 수집 및 이용의 목적, 수집 항목, 보유 기간 및 이용 기간 등을 명시해야 하는데 동의서에는 내용이 없어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의 서명 과정에서도 동의하지 않는 경우 업무에 배제되거나 감사 보고서에 불리한 내용이 등재될 수 있다고 서명을 종용하는 등 진행 과정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 내용까지 담겨 절차적인 하자가 있다고 노조는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이정대 분회장은 “검찰 수사에서도 포렌식 조사는 혐의점이 분명하고 물증이 있어 훼손이 우려될 때 진행하는 매우 조심스러운 과정”이라며 “어디서 유출되었는지도 확인하지도 않은 채 직원의 개인 정보를 침해하는 감사를 아무 고지 없이 절차적 정당성도 지키지 않은 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카카오노조는 18일부터 조사 중단과 경영진의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시작한다.
한편,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최근 ‘기업문화 혁신’ 등을 주제로 직원들과 경영쇄신을 위한 소통을 시작했다. 정 내정자는 지난 11일부터 다음달까지 한 달여 간 임직원들을 차례로 만나는 크루톡을 통해 미래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정 내정자는 올해부터 김범수 창업자와 공동으로 CA협의체 의장을 맡아 그룹 차원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예정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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