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 첫 오컬트 최민식→무당 변신 김고은, 신들린 연기 파티 ‘파묘’ [종합]

장예솔 2024. 1. 1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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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왼쪽부터 최민식 김고은
왼쪽부터 최민식 김고은 이도현 유해진 장재현 감독

[뉴스엔 글 장예솔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충무로 대표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이 출연하는 '파묘'가 베일을 벗었다.

1월 1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장재현 감독,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이 참석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영화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을 통해 한국 오컬트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장재현 감독이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최민식은 땅을 찾는 풍수사 상덕 역을, 김고은은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 역을, 유해진은 예를 갖추는 장의사 영근 역을 맡았다. 또 군 복무 중인 이도현은 경문을 외는 무당 봉길로 분했다.

이날 최민식은 '파묘'에 출연한 계기를 묻자 "제가 맡은 상덕은 40년 동안 풍수를 직업으로 삼아왔던 사람이다. 속물근성도 있고, 돈 많이 준다면 안 좋아도 좋다고 한다. 영화 섭외를 받았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이 사람이 반평생을 이 일로 먹고살았는데, 그 땅을 대하는 태도와 땅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가치관이 명확한 사람이더라. 어떤 순간에도 땅에 대한 가치와 고귀함을 유지한다는 점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다"고 밝혔다.

최민식은 데뷔 35년 만에 첫 오컬트 장르에 도전했다. 이에 장재현 감독은 최민식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최민식 선배님은 캐릭터와 시나리오를 보시면 하나가 되는 분이다. 선배님의 세상과 연기를 대하는 태도가 김상덕이라는 캐릭터가 땅을 대하는 태도와 되게 비슷하다. 혼연일체가 되는 느낌이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김고은은 동료 박정민의 노력 덕분에 '파묘'에 출연했다고 고백했다. 김고은과 호흡을 맞추길 원하는 장재현 감독의 바람을 이뤄주기 위해 김고은을 설득한 것. 장재현 감독과 박정민은 영화 '사바하'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고은은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을 찍고 있을 때 박정민 배우에게 전화가 와서 '파묘'라는 영화를 꼭 한번 봐달라고 하더라. 대본조차 받은 적 없을 때였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물었더니 '감독님이 너를 원하는데 네가 거절할까 봐 미리 얘기한다'고 하더라"며 "박정민 배우가 장재현 감독님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파묘' 관련해서 몇십 분 동안 얘기할 정도였다. 그렇게 해서 출연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장재현 감독은 '김고은 캐스팅 후 박정민과 연락했냐'는 질문에 "박정민 배우가 너무 바빠서 연락이 잘 안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재현 감독은 김고은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기술적으로 어려운 역할이다. 김고은 배우를 '사바하' 시사회 끝나고 뒷풀이장에서 봤다. 몰래 멀리서 지켜봤는데 그 한컷으로 시낭리오를 써 내려갔다. 크리스천으로 알고 있는데 무당 역할을 줘야 하지 않나. 잘 접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박정민 배우에게 고기를 많이 사줬다"고 털어놨다.

최민식은 김고은의 대살굿 등 굿하는 장면을 '파묘'의 명장면으로 꼽았다. 특히 실감나는 무당 연기를 선보인 김고은에 대해 "걱정이 되더라. 김고은이 이러다 투잡 뛰는 거 아닌가. 돗자리 까는 거 아닌가. 그러면 안 되는데"라며 찬사를 쏟아냈다.

대선배의 극찬에 김고은은 "아직은 배우 일에 집중하고 싶다. 배우 일이 잘 안될 때 생각해보겠다"고 쑥스러워하며 "대살굿이 터프하고 엄청난 굿다. 사전에 감독님, 무속인 선생님들과 동선을 짜고 몇 날 며칠 리허설을 했다. 퍼포먼스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어떤 게 나을지 여러 차례 상의했다 신내림을 받을 때 몸짓이나 춤사위를 위해 선생님 집에 자주 찾아갔다"고 비화를 전했다.

유해진은 최민식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화림과 봉길이 파트너라면 저와 최민식 선배님이 파트너다. 오랜 시간을 작업했던 파트너인데 세월이 관계에 녹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해진과 최민식은 실제 오랜 시간 다양한 작품에 함께 출연하며 의지했던 파트너. 유해진은 "선배님과 호흡 면에서는 걱정을 하나도 안 했다. 어느 역할이든지 녹아 계시는 분이다. 이번에도 형으로서 선배로서 처음부터 녹아계셨기 때문에 너무 편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군 복무로 인해 아쉽게 제작보고회에 참석하지 못한 이도현은 영상을 통해 깜짝 인사를 전했다. 이도현이 맡은 봉길과 김고은이 맡은 화림은 사제지간. 김고은은 이도현과의 호흡에 대해 "제 제자인데 화림 씨라고 해서 당황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호흡이 너무 좋았다. 또래이다 보니 친근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재현 감독은 이전 영화들과의 차별점을 묻자 "'파묘'는 종교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과 사람의 이야기다. '파묘'를 만들 때 코로나가 터졌다. 당시 극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영화관에 와야 하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관에 와서 꼭 봐야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아주 심플하고 직관적인 영화다.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모습을 최대한 많이 담으려고 했다. 가장 영화적이고 체험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최민식은 "장재현 감독을 포함해 모두가 열심히 만든 영화다.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민속 신앙을 기반으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특정 종교에 대한 편향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너무 무섭게 생각하지 말고 극장에 방문해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장재현 감독은 "예고편이 나왔을 때 사람들이 무서울 것 같다고 얘기하더라. 무서운 장면이 없지는 않다. 보통 무서운 영화를 찍을 때 기본적으로 피해자 입장에서 영화가 흘러가야 무섭게 느껴진다. 그런데 저희는 전문가들이 주인공이다. 오히려 귀신 입장에서 보면 주인공들이 가해자다. 무섭게 만들려고 의도적으로 연출한 장면은 거의 없다. 하지만 꽤 손에 땀을 쥘 거라고 자부한다. 정말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파묘'는 오는 2월 개봉 예정이다.

뉴스엔 장예솔 imyesol@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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