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19홈런’ 포기한 두산, 새 외타 헨리 라모스에게 기대하는 ‘이것’
두산은 2023시즌 종료 후 호세 로하스와의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두고 새 외국인 타자를 물색했다. 더 강한 타자를 찾으면 ‘교체’, 마땅한 후보가 없다면 ‘동행’을 염두에 뒀다. 로하스는 지난해 122경기에서 타율 0.253, 19홈런, 6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9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홈런 개수다. 로하스는 국내 야구장 중 가장 크기가 큰 서울 잠실구장을 홈경기장으로 쓰면서 20개 가까운 홈런을 터트리는 등 힘에 강점을 가진 타자다.
다만 꾸준하진 못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쾌조의 타격감을 유지하긴 했지만, 기복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지워낼 순 없었다.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홈런 19개를 기록했고, 후반기 마지막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너무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서도 “부진할 때와 좋을 때 차이가 너무 명확하게 난 점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로하스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두산은 2024시즌 헨리 라모스(32)와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라모스는 2023시즌 미국프로야구(MLB) 신시내티 소속으로 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3 등을 기록하며 도드라진 활약을 하진 못했지만, 산하 트리플A에서는 76경기 타율 0.318, 13홈런, 55타점, OPS 0.954로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우타양타 외야수인 그는 좌우 타석에서 모두 힘 있게 스윙을 하며, MLB 평균 수준의 수비력과 강한 어깨를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KBO리그 ‘경력자’라는 장점도 있다. 라모스는 2022년 KT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해 18경기 타율 0.250,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던 와중인 4월23일 NC전에서 투수의 공에 맞아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골절됐다. 이 부상 탓에 구단으로부터 방출된 그는 짧았던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2년 만에 다시 KBO리그로 복귀하게 됐다.
‘잠실 19홈런’을 포기한 대신 라모스를 품은 두산은 그가 타선의 ‘좌우 균형’을 맞추고 폭발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감독은 “팀에 좌타자가 많아서 좌우 비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리그에 에이스 좌완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강력한 오른손 타자가 필요했다”며 “라모스는 스위치히터이기도 하고, 출루율과 장타율 등 트리플A 기록도 좋았다. KBO리그에서 뛴 경험을 살려 타석에서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잠실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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