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약단속 769kg 적발…하루 평균 2건

콘돔으로 포장한 케타민 94g. 관세청 제공

지난해 총 704건, 769kg 상당의 마약류 밀수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2건, 2kg이 넘는 마약류 밀반입 시도가 이뤄진 것으로 1년 새 밀수 중량만 20% 넘게 늘었다.

17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3년 마약밀수 단속 현황’을 보면 23년 704건, 총 769kg 상당의 마약류가 반입 단계에서 적발됐다. 전년 대비 적발 건수는 소폭 줄었지만 중량은 23% 가량 증가했다. 2022년 마약밀수 적발 중량은 624kg 이었다.

마약 밀수는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다. 단속 건당 중량은 지난 2020년 213g에서 2021년 446g으로 늘었고 2022년 810g, 지난해에는 1092g으로 늘었다. 반면 자가소비 목적으로 추정되는 10g 이하 소량 마약밀수는 줄어들고 있다. 10g 이라 단속 건수는 2021년 425건에서 지난해 117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밀수 경로별로 보면 국제우편(327kg·328건), 특송화물(247kg·194건), 여행자(148kg·177건) 순으로 적발 건수가 많았다. 단속 건수 기준으로 국제우편·특송화물 이용 밀수는 전년 대비 줄었지만, 여행자 밀수는 큰 폭으로 늘었다.

관세청은 “코로나 엔데믹에 따라 여행자를 통한 마약밀수가 급증해 코로나 이전의 밀수 형태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운반책 포섭을 통한 국제 마약범죄 조직의 밀수 시도 사례도 발생하고 있으며, 여행자 밀수의 건당 단속 중량 역시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마약종류별 단속 현황. 관세청 제공

단속에서 적발된 마약 종류는 필로폰(438kg·155건)이 가장 많았고, 대마(143kg·212건), 케타민(38kg·69건), MDMA(30kg·89건) 등의 순이었다. 중량을 기준으로 필로폰 비중이 50%를 웃돌았고, 필로폰과 대마에 이어 케타민과 MDMA 비중이 컸다. 필로폰을 비롯한 이른바 ‘경성 마약’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별로 보면 태국(187kg·101건), 미국(152kg·213건), 독일(93kg·44건), 라오스(66kg·18건) 등에서 마약류 밀수가 많았다. 관세청은 “태국과 미국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독일·말레이시아발 밀수 단속량이 급증해 주요 마약류 공급국으로 부각하고 있다”고 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마약과의 전쟁 2년 차를 맞는 올해는 마약 청정국으로의 회복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마약밀수 수법에 대응헤 끊임없이 새로운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