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GG+이정후 1514억 계약, 김혜성에게 플러스 효과? 美 매체의 기대 "이들 넘어서는 결과 가져올 수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혜성이 공식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 김혜성을 조명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6일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김혜성은 이날 오전 고형욱 단장과 면담에서 이번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강정호를 시작으로 박병호(KT 위즈)와 '어썸킴'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까지 총 네 명의 빅리거를 배출한 키움은 김혜성의 '꿈'에도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키움은 "구단은 내부 논의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혜성은 그동안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선수들과는 다소 다른 유형의 선수다. 과거에는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한 방'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왔다. 특히 가장 최근 빅리그에 입성한 김하성도 KBO리그에서는 30홈런의 고지를 밟았고, 이정후 또한 지난 2022시즌 23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하지만 김혜성의 경우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김혜성의 가치는 다른 쪽에 있다. 김하성과 마찬가지로 '센터 내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은 물론,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각 베이스의 크기가 커진 것은 물론 투수들은 제한 시간 내에 투구를 해야 하는 '피치클락'이 도입됐고, 주자들의 발을 묶기 위한 수단이었던 견제구 또한 횟수 제한이 생겼다.
주자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제도가 변화되면서 지난해 빅리그에서는 도루 갯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도루 개수에 대한 기록적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반대로 출루에 성공한다면, 언제든 2루 베이스를 훔칠 수 있는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의 가치가 상승했다. 언제 다시 규정이 바뀔지는 미지수지만 지금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센터 내야 수비가 가능하고, 뛰어난 컨택 능력과 빠른 발을 갖춘 김혜성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진출 의사를 감추지 않았던 김혜성은, 전날(16일) 고형욱 단장과 면담을 진행한 끝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빅리그 진출이 가능해지게 됐다. 그리고 김혜성이 202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미국 현지에서도 주목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은 17일 "김혜성은 메이저리그로의 도약을 꾀할 때 KBO 선수들이 마케팅했던 파워를 가지고 있진 않다. 하지만 그는 3시즌 동안 삼진 비율을 줄이고 볼넷 비율을 향상시키면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가끔 유격수를 볼 수 있는 플러스 능력을 갖춘 수비수다. 펜스를 넘길 힘은 부족하지만 배럴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드라이브 유형의 타자"라며 "올 시즌 김혜성의 활약을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고 짚었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내의 팬 사이트인 '팬 네이션'에서도 김혜성을 조명했다. 매체는 "김혜성은 현재 24살이지만, 내년에는 25세가 된다. 김혜성은 2023년 커리어 최고인 타율 0.335를 기록했다. 또한 57타점 7홈런 25도루, OPS 0.842를 추가했다. 2017년 KBO리그에서 데뷔한 이후 김혜성은 OPS 0.753과 3할 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라고 운을 뗐다.
이어 '팬 네이션'은 "김혜성은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일원이었다. 그는 8개의 안타를 터뜨렸고,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2타수 1안타 3볼넷 3득점 3타점을 기록했다"며 "베이스볼아메리카(BA)는 WBC에서 김헤성을 국제 유망주 랭킹 9위로 선정했다. LA 다저스의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2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4위였다"고 소개했다.
특히 '팬 네이션'은 김혜성이 센터 내야수라는 점을 주목했다. 매체는 "김혜성은 현재 샌디에이고의 스타인 김하성이 키움에 머무르고 있을 때 유격수로 뛰었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후 2루수로 포지션을 옮긴 후 김혜성은 두 개의 골든글러브를 더 수상했다"고 주목했다.
아직 포스팅이 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의 성공, 이정후의 빅리그 입성이 김혜성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팬 네이션'은 "김하성은 2020년 말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약 375억원)의 계약을 맺었고,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와 MVP 투표에서 득표하며 2023년 커리어의 한 해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이정후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14억원)의 기록적인 계약은 김혜성이 이들의 계약을 넘어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하성의 경우 2024시즌이 끝난 뒤 +1년의 뮤추얼(상호동의)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FA 자격을 얻고 시장에 나온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김하성이 1억 달러 이상(약 1340억원)의 큰 계약을 품에 안을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 이날 'CBS 스포츠'는 김하성을 FA 랭킹 6위로 선정했다. 김하성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김혜성의 가치도 덩달아 상승할 수 있다. '팬 네이션'은 "아이러니하게도 두 킴(김하성, 김혜성) 모두 내년 겨울 FA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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