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ISA 납입 대상, 비과세 한도 대폭 확대"
"경제 논리 맞지 않는 금융 관련 세제 과감하게 바로 잡을 것"
"글로벌 스탠다드 맞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 과감하게 혁파"
금투세 폐지, 부작용 차단 조치 구축까지 공매도 금지 재확인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전세대출까지 확대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소액 주주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전자주주총회 제도화하는 등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ISA 개인 종합자산관리계좌의 가입 대상 비과세 한도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열린 네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금융 관련 세제도 과감하게 바로 잡아 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생 토론회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겸해 이뤄졌으며 생중계로 진행됐다.
ISA의 납입 한도 및 배당·이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상향하는 것은 이날 토론회에서 새롭게 공개된 내용이다. ISA 납입 한도는 연 2천만원(총 1억원)에서 연 4천만원(총 2억원)으로, 비과세 한도는 현행 200만원(서민·농어민용 400만원)에서 500만원(서민·농어민용 1천만원)으로 2.5배 상향되는 등 혜택이 강화된다.
윤 대통령은 금융 정책 두 가지 원칙에 대해 "첫째는 자본시장을 활성화시켜서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경쟁을 통해 금융 카르텔의 부작용을 혁파하고 부당한 지대 추구를 막아서 공정한 금융시장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권시장은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이라며 "국가 사회가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 사회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려면 금융투자 분야가 활성화돼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쉽게 자본을 조달하고 국민은 투자를 통해 과실을 공유하며 번영을 이룩한 미국 경제를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의 주식 시장은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된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와 정부 정책으로 확정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총선용 일시적인 금지 조치가 아니라 확실한 부작용 차단 조치가 구축되지 않으면 다시 재개할 뜻이 우리 정부는 전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밝혀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과연 우리 정부가 계속 이렇게 할 것이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국민과 약속하면 무조건 한다.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은행권의 사상 최대 이익에 대해 고금리를 등에 업고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이자 장사한다는 비난들이 있어 왔다"며 반도체 회사 수익이 6조 원 정도지만 은행권 수익은 60조 원에 달한다는 지적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우리 국민경제 관점에서 마냥 흘려들을 수는 없다"며 "금융권 초과 이익의 주요 원인은 독과점 울타리 속에서 벌어지는 경쟁 부재에 기인한 측면이 많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尹 "공정한 경쟁 체제 이뤄져야"…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전세대출까지
윤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가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한다고 하면서 은행권 독과점에서 빚어지는 부작용 해소를 위해 너무 과도하게 자유시장 시스템을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국민 입장에서 대출의 벽은 높고 금융회사는 대형화되는 등 '비대칭'을 지적했다.
이어 "경제력의 비례층과 독과점화가 필연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독과점에서 발생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정부가 당연히 합리적인 공정한 경쟁 체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성해야 될 책임이 있다"라고 했다 .
윤 대통령은 또한 국민의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해 온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을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지난 9일에 시작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 나흘 만에 1조 원이 몰리는 등 국민적 수요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권 역시도 자발적으로 초과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발표했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이자 환급 등 2조 원 플러스 알파 상생 패키지를 마련했고, 제2금융권 역시 3천억 원 규모의 이자 경감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성실하게 빚을 갚으신 분들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약 250만 명이 연체 이력 정보 삭제라는 신용 사면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약 50만 명 정도가 그러면 전부 합해서 한 300만 명 정도가 신용 사면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이후 약 2주 만에 다시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업투자자, 회사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청년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국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유튜브 구독자 296만명 '슈카월드' 채널을 운영하는 전석재씨도 자리했다.
정부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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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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