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별' 임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MERCER와 함께하는 'HR 스토리'
새해를 맞아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리더를 선발하거나 재배치했다. 이러한 조직의 리더, 특히 임원의 선발·배치는 단순히 사람을 옮기는 인사관리의 차원을 넘어선다. 임원은 조직의 비전을 설정하고, 성과를 이끌며, 조직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리더를 선발하고 배치하느냐는 조직의 미래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가진다. 적합한 리더를 선발하는 것은 성공적 조직 운영의 밑거름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리더의 선발과 육성, 관리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사업·조직이 확대되고, 비즈니스 혁신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고민이 더욱 부각된다. 사업운영이 안정적인 경우에는 하는 일과 요구 조건의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에, 과거 업무경험과 성과를 통해 적합한 인재를 파악하고 배치할 수 있다. 최고경영진들의 직관적 판단으로도 큰 이슈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업 규모와 영역이 확대될수록 상황이 달라진다. 포지션마다 어떤 조건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지, 또 어떤 인재가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인지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체계적인 리더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일찍부터 리더 육성·관리를 조직 내 핵심적인 아젠다로 인지해왔다. 이를 위해 ‘선제적 관점’에서 리더십 파이프라인 관리에 집중한다. 미래 준비 차원에서 리더 후보군을 사전에 선발하고, 조직에 적합한 리더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리고 필요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원활한 승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물론 국내 대다수 기업들도 이미 리더 관리를 위한 별도의 체계나 절차를 갖추고 있다. 아무나 리더, 임원이 될 수는 없다. 임원의 신규 보임, 대체 등을 대비해 후보자를 관리하고, 논의를 통해 적임자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된 효과를 내고 있는지 의문이다. 새롭게 보임·교체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채우기 위한 사후대응식 운영에 집중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미래를 대비한 관리와 육성보다는 ‘현안 대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적합한 리더를 논하는 상황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보다는 형식적인 행위에 그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효과적인 리더십 파이프라인 관리를 위해서는, 미래를 대비한 선제적인 리더 관리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조직이 원하는 리더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성과가 좋은 사람, 리더십 역량이 뛰어난 사람과 같이 단순히 ‘우수인재’ 선발 차원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부족하다. 우리회사에서 기대하는 리더상은 무엇인지, 각 포지션마다 필요한 요건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이에 기초하여 ‘적합한 인재’를 육성하고 선발할 수 있다. 암묵적인 기준이 아니라, 보다 정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포지션 프로파일’을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포지션 프로파일에는 해당 포지션의 주요 성과책임은 무엇인지, 이를 잘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식·기술, 선행 경험 등을 갖추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문서 그 자체가 아니다. 리더의 선발·관리가 실제로 이러한 기준과 요건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리더 후보군을 선발하고, 이들에 대한 육성과 진단 과정 이후, 최종적으로 포지션을 맡을 리더를 선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리더 선발은 결국 의사결정과 판단의 과정이다. 그러나 이것이 소수 의사결정권자들의 선호에만 얽매이지 않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개 소위 ‘핵심’이라 불리는 소수 인재나 추천된 후보자를 중심으로 리더 선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곤 한다. 물론 이들이 훌륭한 인재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특정인의 선호·추천에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포지션 프로파일에 명시된 요건을 기준으로, 이에 대한 ‘준비도’가 높은 인재를 후보로 선발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준으로 인재를 발굴하여,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후보군 관리가 가능해진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 A사에서는 포지션 준비도를 중심으로 하는 리더 관리 체계를 갖추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후보자로 거론되지 못했던 인물이 재조명 받기도 하고, 모두가 예상하던 인재에 대해서도 다시금 검증·확인하는 수단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와 근거를 중심으로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재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평이다.
리더로 성장할 후보를 선발했다면 이들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리더 육성은 크게 세 가지 차원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일(경험)’을 통한 육성, 타인과의 상호작용 등 ‘관계’를 통한 육성, ‘교육’을 통한 육성이다. 이는 후보군의 유형에 따라 그 운영 방식을 달리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특정 포지션에 보임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에게는 관련된 과제나 프로젝트를 부여하거나 직접적인 코칭을 통해 빠른 성장을 유도한다. 단기간에 즉각적인 학습효과를 주는 것이다. 반면, 보다 장기적 관점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후보인재에게는 업무·관계·교육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의도적인 업무 이동·배치를 통해 기존 전문분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영역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어떤 유형의 리더이든 단순 전달식 교육보다는 직접 경험 방식의 육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미 조직 안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인재들이다. 사실상 장시간 교육에 참여하기 어렵고, 동시에 다수를 모아 놓고 교육을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비즈니스 상황과 관련한 실질적 고민과 솔루션을 내는, 일과 학습이 결합된 방식의 육성 방식이 보다 적합하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리더십 교육의 모습도 방향을 같이 한다. 단순 교육·강의뿐만 아니라 실제 문제해결과 과제 수행 방식의 활동을 강화하고, 이 안에서 인재들에 대한 심층적 진단(Assessment)까지도 연계하는 체계를 갖추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리더의 선발, 육성, 관리는 인사관리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온 주제다. 조직의 어떤 포지션이든 사람은 언젠가 자리를 떠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백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에 대비·관리하는 것이 리더십 파이프라인 관리다. 조직·인력의 변화를 예측하고 관리하는 일종의 인사계획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에만 대응하는 이벤트성 업무가 아니라,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다른 경영활동이나 인사관리와 마찬가지로, 적합한 리더의 발굴-육성-관리도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로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체계적인 리더 관리·육성이 기업의 지속 성장에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이를 계속적으로 진화·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며, 불확실성은 나날이 높아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의 변화·혁신과 지속성장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미래의 리더 후보를 제대로 선발하고 육성하고 있는지, 포지션마다 최적의 인재를 배치하고 있는지,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인 리더를 위해 어떤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손송민 MERCER Korea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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