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과학기술인상] 거미 다리처럼···잡음 없애는 전자소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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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는 바람과 비 등 외부 잡음(노이즈)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짝이나 먹잇감한테서 나오는 신호를 잘 감지한다.
바로 이 거미의 특징을 잘 활용해 낮은 주파수의 잡음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바이오 전자소자를 개발해 우수한 바이오 신호를 확보할 가능성을 증명한 과학자가 있다.
바이오 전자소자는 인체에 부착하거나 삽입된 형태로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데 이때 사람의 움직임으로 인한 진동 등 다양한 잡음이 함께 측정되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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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하이드로젤 고분자 소재
저주파수 잡소리만 골라내 제거
생체신호 측정기술 정확도 높여
층간소음·車진동 차단에도 활용
거미는 바람과 비 등 외부 잡음(노이즈)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짝이나 먹잇감한테서 나오는 신호를 잘 감지한다. 다리 하부 진동 수용체에 있는 점탄성 패드가 낮은 주파수 대역의 잡음은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높은 주파수 대역만 진동 수용체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거미의 특징을 잘 활용해 낮은 주파수의 잡음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바이오 전자소자를 개발해 우수한 바이오 신호를 확보할 가능성을 증명한 과학자가 있다. 바이오 전자소자를 통해 생체 신호를 얻으면 조기 질환 확인과 적절한 치료에 도움이 된다. 특히 뇌파와 같은 생체 신호로 조절할 수 있어 질환 관리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와 같은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월 수상자인 김태일(47)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생체 모사 기술을 활용해 움직임에 의한 잡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하이드로젤 필터 소재를 개발했다. 이를 바이오 전자소자에 적용해 생체 신호 측정의 정확성을 높여 생활 속 다양한 진동 소음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여기서 잡음은 측정 대상인 생체 신호 외에 사람의 작은 움직임으로 인한 진동 등 측정을 원하는 신호에 간섭을 야기하는 것을 뜻한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며 치료·진단의 기반인 생체 신호 측정에 사용되는 바이오 전자소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오 전자소자는 인체에 부착하거나 삽입된 형태로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데 이때 사람의 움직임으로 인한 진동 등 다양한 잡음이 함께 측정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잡음을 줄이기 위해 신호처리 기술과 머신러닝 기반의 신호 분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신호 측정 후 잡음만 별도로 제거해 신호의 왜곡을 일으키는 한계가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거미 다리의 생체 소재인 점탄성 패드를 모방한 젤라틴·키토산 기반의 하이드로젤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를 이용하면 낮은 주파수의 잡음만 선택적으로 제거해 우수한 바이오 신호를 확보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잡음을 제거하기 위해 신호 공정이라는 연산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을 이용해 원하지 않는 신호를 인위적으로 구별했다”며 “하지만 원하는 신호도 없어지는 한계가 있어 신호 측정 단계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잡음을 없애는 필터를 생체 모사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가 방대한 잡음과 신호에서 원하는 신호만 추출하는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AI)에 의존했다면 이 방식은 처음부터 잡음을 최소화해 원하는 신호만 남게 하는 소재를 활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인체의 움직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필요한 주파수 대역을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생체 신호의 주파수 대역만 선택적으로 감지·측정할 수 있다. 물리적 충격을 감소시키는 원리를 규명해 층간소음과 차량 진동 등 다양한 진동에 의한 소음 제거 소재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생체 모사 기술을 활용해 진동 소음을 선택적으로 줄여주는 소재를 개발했다”며 “이를 전자 센서에 적용해 신호 필터 없이도 신호를 확보할 수 있다”고 뿌듯해했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뇌파 측정 소자 개발도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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