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절반 “수업시간에 자거나 딴짓한다”

이소현 기자 2024. 1.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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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2명 중 1명은 수업 시간에 자거나 딴짓을 하고, 4명 중 1명은 같은 반 친구가 잔다고 느낀다는 교육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교육 의존도가 커지면서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른바 '잠자는 교실'의 실태가 드러나면서 '공교육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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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 수업별 학생참여 실태조사
27% “친구들,수업시간에 잔다”
일반고 학생 응답비율 가장높고
수학·영어시간 순으로 참여율↓
사교육 의존도 커져 공교육 붕괴

고등학생 2명 중 1명은 수업 시간에 자거나 딴짓을 하고, 4명 중 1명은 같은 반 친구가 잔다고 느낀다는 교육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교육 의존도가 커지면서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른바 ‘잠자는 교실’의 실태가 드러나면서 ‘공교육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교육부의 ‘교실 수업 혁신을 위한 고등학교 수업 유형별 학생 참여 실태 조사’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28일부터 7월 14일까지 전국 시도 교육청을 통해 교사 1211명과 고교 1∼2학년생 43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의 경우 연구진은 ‘떠올린 교과에 대해 본인이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지’ 응답해 달라고 주문했다. 세부 문항 가운데 ‘나는 수업 시간에 수업과 관련 없는 행동(다른 공부, 잠자기 등)을 한다’는 문항에 응답 학생들의 54.5%가 동의(그렇다 27.2%·매우 그렇다 27.3%)했다.

우리 반의 수업 참여도에 대한 학생 설문에서 ‘우리 반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자는 편이다’라는 문항에 27.3%가 그렇다(그렇다 20.2%·매우 그렇다 7.1%)고 답했다. 이러한 응답 비중은 특수목적고·자율고보다는 일반고에서 높았고, 교과목별로는 수학 수업 시간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고 학생들의 경우 28.6%가 동의한 것에 비해 자율고는 17.9%, 과학고는 14.3%, 외국어고는 13.1%만 그렇다고 답했다. 과목별로 살펴보면 주요 과목 가운데 수학(29.6%)과 영어(28.9%) 수업 시간에 반 친구들이 잔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고, 과학(23.3%)은 가장 적었다.

연구진은 조사 결과에 대해 구조적으로 고교 교육과정 운영이 대학 입시에 예속돼 있고, 학생 개인도 학교 수업 참여를 선택적인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 A 씨는 “성적과 관련짓지 않으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일찍이 내신 성적을 포기한 학생들은 정시 공부를 위해 수업을 전혀 듣지 않고 태블릿을 이용해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고 말했다. 장학사 B 씨는 “진짜 졸려서 또는 피곤해서 잔다기보다 ‘선택적 잠’이라고 생각한다”며 “입시에 도움이 안 되는 과목이나 입시에 대한 유불리를 학생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공통과목을 수강하는 1학년 교실의 모습과 문·이과 또는 예체능 계열로 구분해 선택교과를 수강하는 2학년 교실, 그리고 수시와 정시라는 입시제도에 큰 영향을 받는 3학년 교실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대입과의 관련성이라는 고교 교실 특수성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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