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GDP 5.2%, 목표 상향 달성..산업·민간투자가 끌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1. 1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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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 제외 민간투자 9.2% 늘어..내수경기 부진은 여전히 숙제
베이징 도심 전경./사진=우경희 기자

중국의 지난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목표치인 '5.0% 안팎'을 상회한 5.2%로 집계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어갔다는 의미다. 내수경기가 하강하면서 불거지는 디플레이션(장기 물가하락에 따른 경기부진) 우려는 풀어야 할 숙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전체 GDP(국내총생산)가 126조582억위안(약 2경3425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예비 계산됐다고 17일 밝혔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양회를 통해 수립한 연간 5.0% 달성 목표를 상회한 수치다.

중국 경제 수장 격인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5% 안팎'을 충족한 5.2%에 이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이 GDP 수치를 공식 발표하기 전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디플레이션이나 내수 위축에 대한 우려를 뒤로 하고 중국에 투자해달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5.2% 성장률은 블룸버그통신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전망과 일치하는 수치이다. IMF(국제통화기금)는 5.4%, WB(세계은행)는 5.1% 성장을 각각 예상했었다. 중국 GDP는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나며 글로벌 시장에 우려를 던졌다. 그러나 2분기 6.3%, 3분기 4.9% 4분기 5.2%의 안정적 성장을 구가하며 연간 목표치를 상향 달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는 발표 당시 보수적으로 간주됐지만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압력과 장기화된 부동산 침체에 큰 도전을 받아왔다"며 "이제 관심은 중국이 올해에도 성장률 기세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쏠린다"고 평했다.

성장을 이끈 건 산업 영역이었다. 지난해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광업과 제조업이 증가를 주도했고 에너지 등 사회간접자본 생산량도 크게 늘었다. 개선되는 중국 경제를 대변하듯 특히 12월 중국 산업 생산은 시장 기대치인 6.6%를 상회하는 6.8%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월간 성장률이다.

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서도 회복 시그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연간 중국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대비 3.0% 늘어난 50조3000억위안(약 9353.8조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기대치인 2.9%를 소폭 상회함은 물론 연초부터 이어진 증가율 하락곡선도 상승 반전시켰다. 중국 연간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2월 5.5%를 기록한 이후 지속 축소되다가 10~11월 2.9%를 기록, 12월 3.0%로 반등했다.

특히 지속적으로 부진한 부동산 개발투자를 제외한 민간투자는 이 기간 9.2% 늘어났다. 부동산 족쇄가 중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중국 부동산 관련 지표는 일괄 꺾였다. 연간 부동산 개발투자가 11조913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9.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주택투자는 9.3%, 매매면적은 8.5% 줄었다. 부동산 개발기업 자금도 13.6%나 줄었다.

GDP가 성장을 구가하는 가운데 중국 국민들의 1인당 가처분소득도 늘어났다. 중국의 지난해 국민 1인당 가처분소득은 3만9218위안(약 729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명목상 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가 요소를 반영한 증가율은 6.1%다. 도시의 1인당 가처분 소득은 5만1821위안으로 5.1% 늘었고, 농촌은 2만1691위안으로 7.7% 늘었다.

부동산과 함께 내수경기는 여전히 중국 경제의 불안요소다. 중국의 12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4% 늘었는데 이는 시장 기대치인 8%를 하회함은 물론 지난 9월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7월 2.5%로 저점을 찍고 반등해 11월 10.1%까지 커졌으나 12월에 다시 꺾이며 올해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내수부진은 물가 하락과 엮이며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더 키운다. 지난해 연간 중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0.2%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12월 중국 실업률은 5.1%로 전월 5.0%에서 소폭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청년(16~24세) 실업률은 14.9%로 집계됐다. 학생을 집계 대상에서 제외하며 실업률이 낮아졌다. 마지막으로 발표됐던 6월 청년실업률은 21.3%였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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