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 졸업해도 결국 서울行…강원·충청 대졸자 10명 중 6명 ‘수도권 취업’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진 ‘지역인재 취업 실태’ 보고서
보고서 “경제적 보상이 가장 큰 요인일 것” 분석

서울대학교 정문. 서울대 홈페이지

강원, 충청 지역 일반대학 졸업자 10명 중 6명 꼴로 수도권에서 취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대학 졸업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생산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 경제 여파를 줄일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7일 한국교육개발원 조옥경 연구위원 등이 작성한 ‘지방대육성법 이후 지역인재의 입학 및 취업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비수도권 소재 대학(일반 대학 기준)을 나와 수도권 직장에 취업한 ‘수도권유입형’ 비율은 25.6%였다. 특히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권역일수록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강원권이 모든 권역 가운데 가장 높은 63.6%를 기록했다. 그다음은 대전·세종·충청권으로 58.6%에 달했다. 대구·경북권에선 36.4%, 부산·울산·경남권 28.5%, 호남권 30.6%, 제주권 28.5%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서 건강보험 가입 정보가 연계된 16만2677명을 대상으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비수도권 대학을 나와 해당 권역에 취업한 ‘지역잔류형’은 강원권이 24.1%로 가장 낮고 대전·세종·충남권이 33.0%로 그다음이었다. 가장 높은 곳은 부산·울산·경남권으로 58.4%였다.

학문 계열별로 보면 ‘수도권유입형’ 비율이 가장 높은 학문계열은 의약 계열(36.6%)이었고, 예체능 계열(30.3%)이 바로 뒤를 이었다. 교육 계열은 가장 낮은 18.7%만 수도권으로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들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것은 경제적 보상이 가장 큰 요인일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비수도권 대학을 졸업해 수도권으로 취업한 ‘수도권유입형’의 초임 급여는 259만원, 비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뒤 같은 권역에 취업한 ‘지역잔류형’의 경우 245만원이었다. 똑같이 지방대를 졸업해도 수도권으로 취업한 경우 초임 급여가 14만원 더 높다는 의미다. 다만 강원권, 충청권 대졸자의 수도권 유입에 대해서는 경제적 보상 이외에 비경제적 차원의 요인에 대한 분석도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대졸자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지속된다면 지역의 청년층 이탈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 지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가속할 것"이라며 "더 좋은 직장과 정주 환경을 찾아 떠나는 대졸자의 이탈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서도 "어떤 요인이 학생들의 지역 이동을 유발하는지 세밀한 분석에 기초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