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모종 심어주는 AI 농부 로봇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팔로 모종 심기 자동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스마트팜에서 모종을 심는 '정식' 작업을 돕는 로봇을 개발했다. 국내 농가의 일손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농가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개발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양승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특수목적로봇그룹 수석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17일 스마트팜에서 사람의 도움 없이도 모종을 자동으로 심어주는 ‘무인 자동화 스마트팜 정식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대도시로 몰리면서 지역별 인구 불균형 문제가 커지고 있다. 농가가 많은 시골의 인구 감소 속도는 특히나 빠른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농가 인구는 2012년 291만1000명에서 2022년 216만5000명으로 10년 사이 75만명이 줄었다. 반면 농가의 재배 면적은 크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 3ha(약 9000평) 이상의 대규모 시설재배 농가는 같은 기간 728곳에서 850곳으로 17% 증가했다.

농사의 자동화를 돕는 스마트팜 기술이 보급되면서 인구 감소에도 재배 면적이 늘고 있으나 농가의 일손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팜에서도 재배 면적이 넓어지는 만큼 필요한 인력이 많아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생기원 연구진은 스마트팜에서 자동으로 모종을 심는 로봇을 개발해 일손을 대신하게 했다. 무인 자동화 스마트팜 정식로봇이라고 이름 붙인 이 로봇은 두 개의 로봇팔을 이용해 사람의 도움 없이도 모종을 심을 수 있다. ‘정식’은 식물을 다른 장소에 옮겨 심는 작업을 말한다.

로봇은 양 팔을 이용해 정식의 효율을 높였다. 한 팔로 모판에서 모종을 뽑으면, 다른 팔로는 땅을 파낸 후 모종을 옮겨 심는 방식이다. 정식은 스마트팜에서도 자동화가 되지 않아 농부들이 직접 해야 하는 작업이다. 재배 시기를 맞추기 위해 4~5개월에 2~3일만 일손이 필요해 농가에서는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운 작업이다.

연구진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정식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했다. 모판에서 모종의 위치를 파악해 자동으로 심을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으로 재배 라인을 순차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작물의 종류도 스스로 파악할 수 있게 작물별 잎·줄기의 모양과 숫자, 높이를 학습했다.

양 수석연구원은 “정식 로봇을 스마트팜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농작업에 적용할 수 있게 개발했다”며 “조만간 청소, 방제 같은 다양한 분야의 자동화 로봇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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