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해줘' 정우성 "멜로 장인?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TEN인터뷰]
[텐아시아=이하늘 기자]
대사, 몸짓, 표정은 배우가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그렇기에 가장 어려운 요소다. 만약 그중에 하나를 할 수 없다면 어떨까. 그만큼 다른 표현 기법으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서 고뇌하는 시간들이 더 깊어지기 마련이다. 특히나 대사는 가장 직관적으로 캐릭터를 드러내는 기법 중 하나다.
배우 정우성은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제작 TBS 텔레비전)을 원작으로 한 지니 TV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 대사가 아닌 수어로 캐릭터 차진우의 삶을 구축한다. 극 중에서 차진우는 말이 아닌 '눈빛'과 '손짓'을 통해서 자신의 언어가 상대방에게 정확하고 온전히 가닿기를 바란다. 자신이 사랑하는 정모은(신현빈)에게도 그러하다. 13년 전에 직접 리메이크 판권을 구매해뒀을 정도로 '사랑한다고 말해줘'에 자신의 진심을 쏟아 넣은 정우성의 연기는 단연코 눈길을 끈다.
동명의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 판권을 13년 전에 구매하며 '사랑한다고 말해줘'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정우성은 당시의 상황을 언급했다. 정우성은 "긴 인연이 있는 작품이다. 일단 13년 전에 하려다가 청각 장애인 남자 주인공의 설정을 바꾸면 어떠냐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소재의 드라마를 제작하기에는 힘든 환경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이 대본이 나타나니까 그때는 못 했다는데 다시 용기를 내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점점 시간은 가고, 차진우를 내가 하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도 했다. 원작 작가가 '정우성이니까 주는 거다'라고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드라마 안에는 차진우의 수화를 표현하는 자막과 내레이션이 담겨 캐릭터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정우성은 원작을 이야기하며 "원작이 내 마음에 들어왔던 것은 2부 엔딩에 나오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나도 내레이션을 사용한 영화를 많이 해봤지만, 원작에서의 목소리는 뒤통수를 확 깨어나고 심장에 팍 박히는 소리였다. '그래. 내면의 소리가 있잖아'라는 생각이었다. 내면의 소리가 너무나도 인상 깊게 각인되면서 이 드라마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수어 연기는 어떤 식으로 준비했느냐의 물음에 신현빈은 "수어는 대본이 나오면서 연습했다. 촬영이 시작되면서는 대면 수업을 할 수 없어서 영상으로 선생님께서 해주신 것을 보면서 익혔다. 현장에서 늘 선생님이 있으셨다. 수어 연기가 가장 큰 도전이었다. 차진우라는 사람은 수화가 7살 때부터 쓰는 언어인데, 능수능란해야 하지 않나. 어순이 조금 다르고 직관적인 표현이 많아서 처음에는 접근하기 용이했다. 하지만 비슷한 손짓에 위치와 방향이 바뀌면서 뜻이 달라져서 하면 할수록 어렵더라"라고 답했다.
시청자들의 호평과는 다르게 시청률적으로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에 정우성은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끝까지 시청해준 이들을 향해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시청률이 높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드라마의 특성상, 이 시간에 대한 허락을 받아야 하지 않나. 빨리 돌려볼 수 없는 독특한 드라마를 만든 것 같다(웃음) 어떤 측면에서 이 드라마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작품의 특성을 인정해주신 것이 감사하다. 오랜 시간 좋은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던 나에게는 굉장히 큰 뿌듯함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해당 작품은 남자 주인공인 차진우만큼이나 여자 주인공은 정모은과의 합이 중요하다. 제작자로도 참여한 정우성은 배우 신현빈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된 연유를 설명했다. 정우성은 "차진우와의 물리적 나이 차이가 크지 않기를 바랐다. 그렇기에 한정된 나이대에서 배우를 찾아야 했다. 마침 신현빈 배우에게 전달했는데, 대본이 가진 주제를 간파해서 이야기하더라. 너무 좋고 반가운 파트너가 눈앞에 나타난 거다. 신현빈 아니었으면 이 드라마 어떻게 했지라는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2004), '마담뺑덕'(2014)의 이솜, JTBC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2011)의 한지민까지. '멜로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정우성은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통해 만난 신현빈에 대한 인상을 언급했다. 그는 "멜로 장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그분들의 반응이다. 거기에 빠지지 않겠다(웃음) 신현빈 배우와 작품 하면서 긴 회의를 한 경험이 있을까 싶어질 정도로 많은 대화를 했다. 그 대화들의 시간을 굉장히 차분히 받아들이는 사람이더라. 물론 감성을 표현하는 직업이지만, 그것이 들어가기 전에는 굉장히 이성적으로 해야 하지 않나. 전 작품들도 감정적 충돌을 하다 보니까. 신현빈 배우의 안정되고 차분하고 정리된 느낌이 들었다. 다시 돌아보니 힐링의 시간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2023년 11월 22일 개봉한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은 1280만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극 중에서 이태신 역을 맡은 정우성은 처음으로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이 붙기도 했다. 천만이 넘은 이후, 처음 기자들과 만난 정우성은 "내 것은 아니지 않나. '서울의 봄'이 천만을 넘은 거고, 관객이 선택한 거지 않나. 늘 이야기한 것이 한국 영화가 건재하려면 300만~ 500만이 여러 편인 것이 낫다. 천만이 한 편인 것은 의미가 없다. 감사도 하지만 우려도 큰 상황이다. 무대 인사를 할 때도 새내기 천만 배우라는 농담하기도 했는데, 그냥 그것은 외부에서 얹어주는 수식어다. 나는 그냥 배우 정우성이다"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지속해서 팔로잉하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정우성은 지난 2023년 11월 30일 성시경의 유튜브에 출연해서도 솔직한 말들을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정우성은 "'한국 영화 어렵습니다' '극장 어렵습니다. 찾아주세요' 사실 그 구호가 난 무색하다. 염치없는 것 같다"라며 한국영화 '위기론'에 대해 말하거나, 과거 공개 열애를 하다가 헤어졌던 배우 이지아에 대해서는 "결혼을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것 시기를 놓쳤다. 연예계에서 커밍아웃한 배우가 내가 처음이다"라는 언급하기도. 이외에도 2018년 제주도 난민 찬성을 하며 "극히 소수의 사례로 난민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며 경계하는 것은 난민을 우리와 동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고 또 다른 차별 군으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에 정우성은 "악플은 늘 있다. 지금도 그렇다. 난민 관련 문제는 UN 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을 하고 그런 이슈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언급하게 된다. 내 소신을 솔직하게 사회에 밝히는 것보다는 그것 역시도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연예인이기에 사회와 분리되어 꾸며진 이야기만 할 수는 없지 않나. 입장과 이해가 다르다고 공격성 댓글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이 이 직업의 특성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정우성은 2024년을 맞이하며 향후 목표나 지향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보호자'의 경우, 감독이라는 꿈을 예전에 젊은 시절에 꿨지만 언제 꼭 해야 한다는 시기적인 목표는 없었다. 뚜벅뚜벅 걷다 보면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일에 대해 고민한 시간의 길이만큼, 관점도 높아지지 않을까. 때문에 '내가 앞으로 뭘 할 거야'라는 목표를 찾지는 않을 것 같다"라며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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