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배당으로 500만원 벌고 세금 안 낼 수 있다

‘만능통장’ ISA 비과세 혜택 500만원으로 늘어나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를 기존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17일 오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정부는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의 자상형성을 지원하겠다”면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기업은 자본시장을 통해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서 성장하고, 또 국민은 증권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자산 형성을 할 수 있다”며 “기업은 쉽게 자본을 조달하고, 국민은 투자를 통해 과실을 공유하며 번영을 이룩한 미국 경제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SA는 상장지수펀드(ETF)나 리츠(REITs),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국민의 재산 형성을 돕는 차원에서 절세 혜택을 준 금융 상품으로 2016년 도입됐다. ISA에는 한 해 2000만원까지 총 1억원을 넣을 수 있는데, 이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소득 중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줬다. 또 이를 넘어서는 금액에도 9.9%의 낮은 세율로 분리 과세돼 재테크족 사이에선 ‘필수품’으로 꼽힌다.

이번에 정부는 ISA 납입 한도를 한 해 4000만원, 최대 2억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비과세 혜택도 500만원(서민형은 1000만원)으로 2.5배 늘린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ISA 세제 개편으로 국민의 자산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매년 4000만원씩 ISA 의무 가입 기간인 3년 동안 연간 4%의 이자를 주는 예금을 담았다고 가정할 경우 세금은 3년간 총 세금은 48만원가량으로 추산된다. ISA를 이용하지 않았을 경우 내야 하는 세금 152만원 대비 104만원가량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기존 납입 한도에 맞춰 3년간 2000만원씩 넣었을 때와 비교하면 57만원가량 세금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직전연도 총 급여 5000만원 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인 사람이 가입할 수 있는 서민형 ISA의 경우 절세 혜택이 더욱 크다. ISA를 활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152만원가량의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금융 당국의 계산이다.

정부는 이번에 ‘국내투자형’ ISA도 신설하기로 했다. 국내투자형 ISA에 담을 수 있는 금융상품은 국내주식과 국내주식형 펀드 등으로 투자대상을 한정했다. 국내투자형 ISA에는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인 금융소득종합과세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ISA에는 직전 3년간 한 번이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면 가입할 수 없었다.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과 증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소득종합과세자에게 국내투자형 ISA가 매력적인 부분은 15.4%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소득이 많은 자산가들은 세금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금융자산의 일부를 국내투자형 ISA로 분산하면 내야 하는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건강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사람도 있어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