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대신 점심에 회식”...대구시, 불합리한 관행·낡은 조직문화 개선한다
대구시가 조직 내 불합리한 관행과 낡은 조직문화 개선 등 업무 혁신에 나서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런 것들이 MZ세대 젊은 공무원의 퇴직률 증가와 공무원 지원 감소 등 공직에 대한 선호도 저하의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해서다.
대구시 관계자는 “우수한 인력들이 공직사회로 들어오고,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스스로 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 낡은 관행과 구습을 타파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업무혁신 4대 과제는 인사철 떡 돌리기, 연가 사용 눈치주기, 계획에 없는 부서회식, 개인정보가 포함된 비상연락망 전 직원 공지 등을 자제하자는 것이다. 소소한 내용이지만 공직사회에서 잘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라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이런 움직임은 공직사회 내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당장 이달 초 대규모 정기 인사가 이뤄진 이후 ‘인사 떡’을 돌리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과거 인사철이면 다른 부서로 이동한 직원과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새로운 부서를 찾아가 떡을 돌렸다. 하지만 주로 근무시간 중 이뤄져 업무 공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떡 구입’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았다.
또 유연근무, 육아시간 사용 등도 늘고 있다. 이런 복무제도는 개인의 여건에 따라 유연하고 자율적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조직 내 ‘눈치보기’ 로 인해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했다. 이런 관행을 없애려고 ‘부서장’ 대면결재 없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 이용률이 증가했다. 2021년 6%에서 그쳤던 유연근무제 이용률은 지난해 32%로 늘었고, 만 5세 미만 자녀를 둔 공무원이 하루 2시간을 줄여 근무할 수 있는 육아시간 이용률은 지난해 77%로 전년도보다 7%포인트 증가했다.
계획에 없던 저녁 회식을 자제하면서 점심시간 회식으로 대체하고, 과거 집 주소까지 포함됐던 비상연락망은 휴대전화번호와 이름 등 최소 범위 내에서 공개하는 것으로 개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조직 내부 낡은 관행을 타파해 한반도 3대 도시 위상을 되찾기 위한 담대한 도전에 한마음으로 나아가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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