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챗GPT 활용 서비스 출시 봇물… AI 거짓말 어쩌나

IT조선 이상훈 기자 2024. 1. 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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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발달로 증권가 업무 환경도 변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대표주자인 챗GPT를 활용, 종목을 분석하고 해외 리포트를 번역하는 등, 기존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대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서비스는 아직 한정적이다.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말하는 환각(hallucination)문제 등, 감안해야 할 부작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챗GPT 기반 서비스 쏟아내는 국내 증권사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NH투자·유진투자·KB증권 등 국내 증권사가 챗GP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은 작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8월에는 ‘AI 고객 맞춤 인포메이션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의 투자 스타일, 선호도 등 투자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조언을 해주는 서비스다. 취합한 정보를 고객 자산관리에 활용한다.

앞서 7월엔 ‘어닝콜 읽어주는 AI’를 출시했다. 챗GPT를 기반으로 미국 기업의 실적 발표 내용을 번역 및 요약해주는 서비스다. 또 4월엔 ‘투자GPT가 요약한 종목은?’ 서비스를 도입, 고객 관심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 시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건설’이 주목받고 있다면, 해당 종목의 종가, 등락률, 매수세 등 데이터를 요약해주는 식이다.

NH투자증권은 작년 7월 ‘GPT뉴스레터’를 선보였다. 전일 장 마감 기준 조회수 상위 10개 종목 관련 뉴스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핵심 내용을 키워드로 추출해, 투자자들이 이슈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회사는 향후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8월부터 개발해 온 ‘AI애널리스트’를 프라이빗 뱅커(PB) 대상으로 활용 중이다. 전세계 120개국 상장 종목의 분석 정보를 대화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PB들은 이를 고객 자산관리에 활용, 데이터 분석 시간을 단축하고 AI 기반 투자 인사이트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

챗GPT 기반 대화형 서비스는 ‘아직’

이처럼 증권사들이 앞다퉈 챗GPT 관련 서비스를 쏟아내지만, 기술 핵심인 대화형 AI는 아직이다. 대화형 AI는 말 그대로 이용자가 대화하듯 질문하면 인공지능이 답해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다른 AI에 비해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이용자에게 가장 친숙한 형태이기도 하다.

KB증권이 이달 8일 임직원 대상으로 선보인 대화형 AI 서비스 ‘스톡(Stock)GPT’가 대표적이다. StockGPT는 이용자가 궁금한 투자 정보를 질문하면, 이에 대한 답을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AI 업종 내 현재 상승세에 있는 종목을 알려줘’라고 물으면, 현재 주식시장 흐름, 이슈, 최신 경제 트렌드 등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답을 제공한다.

하지만 대화형 서비스를 고객 대상으로 정식 출시하려면 넘어야할 관문이 있다. 환각과 같은 인공지능의 난제를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사실이 아닌 내용을 실제처럼 꾸며 대답할 수 있다. 주로 주어진 질문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정보를 잘못 인식했을 때 발생한다.

KB증권 관계자는 “(챗봇 서비스를 낼 때) 금융사 입장에서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고객이 물어봤을 때 잘못된 데이터를 주는 것”이라며 “StockGPT를 개발할 때도 (챗봇의) 거짓말을 제거하는 것이 기술상 구현하기 쉽지 않지만,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부적으로 몇가지만 고치면 2월말에서 늦어도 3월 중순 정도에 고객 대상으로 배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데이터 보안 이슈도 고려해야 한다. 개발 과정에서 내부 기밀 데이터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게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업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챗GPT 등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기업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GPT 서비스를 만드는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 문제는 거의 없을 것이라 본다”며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조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lees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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