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에픽게임즈, 반독점 소송 마무리… “외부 결제는 허용”

애플과 게임 개발사 에픽게임즈의 긴 법적 공방이 외부 결제를 허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은 이날 에픽게임즈가 애플에 제기한 두 건의 반독점 소송에 대해 양측이 각각 제기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따라서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반독점법 위반이 아니라는 캘리포니아 제9순회항소법원의 하급심 판결은 유지된다. 

애플과 에픽게임즈. 사진=AP연합뉴스·EPA연합뉴스

그러나 애플은 법원 명령에 따라 앱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외부 결제를 유도할 수 있도록 앱스토어 약관을 수정해야 한다. 하급 법원은 애플이 이를 금지한 것은 캘리포니아 주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2020년 8월 애플이 30%에 달하는 앱스토어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에 반발하며 이를 우회하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자 애플은 앱스토어 정책 위반으로 포트나이트를 퇴출했고, 에픽게임즈는 애플 앱스토어 규정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10개의 쟁점 중 9개에 대해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앱스토어 밖의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경쟁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에픽게임즈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이 하급 법원의 판단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애플은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게 됐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이제 개발자들은 법원이 판결한 권리를 행사해 미국 고객들에게 더 나은 가격을 웹에서 알려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에픽게임즈는 앱스토어 수수료를 두고 구글에도 반독점법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배심원단 만장일치로 구글의 앱스토어 정책이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1심 판결 이후 구글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제기한 미국 30여개 주에 사용자 합의 기금 7억달러(약 9100억원) 지급에 합의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