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선수금 수천억원' 주식투자로 사용… 경기도는 모른척

지선우 기자 2024. 1. 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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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지역화폐 운영대행사의 선수금 투자 운용을 인지하고도 방치한 사실이 밝혀졌다.

경기도는 청년수당 등 각종 정책수당 예산도 선수금 계좌를 통해 지역화폐 카드로 사용하게 했다.

경기도는 지난 2019년 A사와 경기지역화폐 운영대행 협약을 체결해 선수금 관리 등 경기지역화폐 발행·운영에 관한 사무를 위탁했다.

하지만 A사는 계좌만 별도 개설했고 실제로는 자사 자금과 선수금을 혼용해 경기도 등에 보고·승인도 받지 않고 주식 등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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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지역화폐 운영대행사의 선수금 투자 운용을 인지하였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최재해 감사원장. /사진=뉴시스
경기도가 지역화폐 운영대행사의 선수금 투자 운용을 인지하고도 방치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용자 자금과 지자체 예산을 무단 사용해 주식 등 투자로 수익을 냈다. 지역화폐 선수금은 사용자 충전금 90%와 지방자치단체 예산 10%로 구성된다.

지역화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당시 추진한 역점 사업이다. 사용자 충전금과 지자체 예산이 합쳐져 지역화폐 선수금 계좌에 입금되고 시민들이 가맹점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선수금 계좌에서 가맹점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구조다. 경기도는 청년수당 등 각종 정책수당 예산도 선수금 계좌를 통해 지역화폐 카드로 사용하게 했다.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며 선수금 총액은 2019년 3497억원에서 2022년 4조 6723억원으로 늘어났다.

17일 감사원이 발표한 '경기도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는 운영대행사 등 민간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한 것이 드러났다. 경기도는 지난 2019년 A사와 경기지역화폐 운영대행 협약을 체결해 선수금 관리 등 경기지역화폐 발행·운영에 관한 사무를 위탁했다. 해당 협약에는 시·군별로 자금을 관리·정산하며 지역화폐 관련 계좌를 자사 계좌와 분리해 관리하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A사는 계좌만 별도 개설했고 실제로는 자사 자금과 선수금을 혼용해 경기도 등에 보고·승인도 받지 않고 주식 등에 투자했다. 지난 2019년 5월22일 경기지역화폐 선수금 계좌에서 보관중이던 자금 40억원을 자사 계좌로 이체해 C중공업 회사채를 매수하는데 사용했다. A사는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연평균 2261억원의 선수금을 회사채 등에 투자했고 최소 26억여원의 운용수익을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A사는 단순 수익 목적 뿐만 아니라 종속회사 사업범위 확장을 위해 선수금을 사용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5월22일 선수금 100억원을 종속회사 계좌로 이체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경기도는 지난 2020년 10월부터 A사가 선수금을 채권투자 등으로 운용하고 있음을 인지했다. 다만 면밀한 법적 검토 없이 금융감독기관의 통제를 받을 것으로 임의 판단해 방치했다.

이날 감사원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에게 시·군이 이관받은 잔액이 올바른지 검증하고 공동운영대행 협약에 따른 적정한 조치 등을 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경기지역화폐 운영대행사 관리·감독을 태만하게 하고 경기지역화폐 자금운영 관리·감독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지선우 기자 pond199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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