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베팅 1위는 ‘반도체 3X ETF’

2024. 1. 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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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시온 데일리...3X ETF’ 최다
올들어 1억5775만달러 사들여
2위 테슬라, AI주도권 MS 3위

연초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반도체 업황 기대감에 미국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고위험·고수익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지난해 1위였던 미국 20년 이상 국채를 3배 추종하는 ETF에서 반도체 종목으로 바뀌었을 뿐 올해도 3배 레버리지 ETF에 베팅하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1월 2~16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다.

이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루 변동폭을 3배 따라가는 레버리지 ETF다. 가령 지수가 1% 오르면 레버리지는 3%로 오르고, 지수가 1% 떨어지면 레버리지는 3% 하락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올 들어 1억5775만4901달러(2109억1830만원)어치를 순매수하며 2위 테슬라(7464만5038달러)보다 2배 이상 쓸어 담았다.

챗GPT로 생성형 인공지능(AI) 돌풍을 일으킨 ‘오픈AI’의 최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MS)는 3위에 올랐다. 지난해 5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 산업계 최대 이슈인 AI 기술 주도권을 쥔 종목에 투심이 몰리고 있다. MS는 지난 12일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도 올랐다. 미국 월가에서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매수의견 57%지만 MS는 매수의견 90%를 내놓고 있다.

테슬라 주가와 연동된 고배당 ETF도 10위권에 3개 올랐다. 테슬라의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커버드콜(합성) 방식의 고배당 상품인 ‘테슬라 커버드콜 ETF’(TD YL TSL IN ETF) ETF는 4위(3864만6192달러)다. 커버드콜이란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 가격이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때 더 큰 수익을 얻는 횡보장 대응에 특화된 상품이다.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5위는 테슬라 주가가 오르면 1.5배의 수익을 거두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티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 ETF’(T-REX 2X LONG TESLA DAILY TARGET ETF)도 9위를 기록했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에 강한 순매수세를 보이는 이유는 주가 약세에 따른 저가매수로 풀이된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말 248.48달러에 마감한 뒤 16일(현지시간) 기준 219.91로 올해 11.5% 하락했다.

일학개미 매수세도 두드러진다. 엔화로 미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는 6위에 올랐다. 엔화로 만기 20년 이상 미국 초장기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향후 미국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 상승과 더불어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7위는 양자컴퓨터 회사인 아이온큐, 8위는 제약사 화이자다. 10위는 ‘아이셰어즈 20년물 이상 국채 투자 ETF’(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였다. 장기물 금리가 내려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그 차익의 3배를 따르는 상품이다. 이밖에도 상위 10개 중 3개 종목이 미국채에 투자하는 고배당 상품들이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첨단 산업, 미래 신산업 쪽에 기대감을 만들어줄 수 있는 현재의 조건 변수 중 한 가지는 할인율, 바뀔 수 있는 금리고 떨어지기 시작할 거라는 기대가 어느 정도 공통분모다”며 “미국 고용이 좋지만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열 수 있냐는 물음에서 결국 기업 형태 자체가 B2C(기업소비자간거래)보다는 B2B(기업간거래)에 관심이 생긴 걸로 보인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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