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뿐 아니라 시청자도 들뜨는 '나나투어'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지금까지 출연진 속이기에 이렇게 진심인 예능은 보지 못했다. 이것은 납치극인가, 여행 예능인가. 눈치가 빠른, 그것도 13명이나 되는 이들의 눈을 가리기 위해. 언제 어디서 마주할지 모를 그들의 팬에게 들키지 않으려 2시간이면 충분한 이동에 8시간이나 들이는 치밀함으로 몰래카메라를 준비하다니. 이처럼 은밀한 작전은 모두 세븐틴 표 '꽃청춘'을 위한 포석. tvN '함께가요-나나투어 with 세븐틴'(이하 '나나투어')이 막을 올렸다.
'나나투어'는 여행 가이드가 된 나영석 PD와 데뷔 9년 차 아이돌 세븐틴의 여행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이 시작점은 지난해 5월, 유튜브 채널 십오야의 '출장 십오야-세븐틴 편'으로 거슬러 간다. 한 명이 한마디씩만 해도 무려 13마디가 되는, 열 세명이라는 실로 어마어마한 멤버 수를 체감한 제작진은 혼이 쏙 빠진 얼굴로 내내 감탄을 내뱉었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자신들이 콘텐츠 촬영 중임을 잊지 않고 분량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세븐틴 멤버들의 프로 정신(?)을 순간순간 경험한 제작진은 내내 감탄했다. 특히 세븐틴은 나영석 PD가 tvN에서 탄생시키고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예능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곱씹으며 "우리도 '꽃청춘'떠나고 싶다"고 되뇌었고, 그들의 바람은 결국 제비뽑기에서 현실로 이뤄졌다. 무려 60개의 꽝과 세븐틴이 직접 적은 6개의 소원권 가운데 예능의 신이 세븐틴의 손을 들어준 것. 원우가 적어 넣은 소원권 '세븐틴 꽃청춘 출연'을 도겸이 뽑아 들어 펼치는 순간, 세븐틴 멤버들은 환호했고, 제작진은 절망했다. 다만 당시에도 멤버들은 장시간 스케줄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아는지 "뒤 스케줄을 모두 빼겠다"고 농담을 건넸고, 제작진은 회사와의 조율을 약속했다.
지금까지 '꽃청춘' 시리즈는 출연진들도 모르는 사이,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여행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옷과 세면도구 등 기본 여행 준비물은 물론 여행지에 대해 어떤 준비도 하지 못한 상황에 내던져지더라도 '여행'이란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하지만 세븐틴 표 '꽃청춘'은 13명 멤버들의 스케줄 조율은 물론이고 이들이 출연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작진에겐 곤란함이 대단했을 터다. 결국 제작진은 적은 예산 안에서 자유여행을 즐기던 '꽃청춘' 시리즈 대신, 출발부터 도착까지 모든 것이 준비된 풀 패키지 투어를 준비했다. 대신 세븐틴 멤버들의 납치(?)에 공을 들였다.
일본 공연을 끝으로 새 앨범 발매를 위한 안무 연습과 뮤직비디오 촬영 등 스케줄이 줄을 이었던 세븐틴은 상상도 못한 여행 소식에 환호했다. 콘서트를 막 끝낸 밤, 호텔에서 갑작스럽게 마주한 나영석 PD에 놀란 것도 잠시, 5분 뒤 이탈리아로 떠나야 한다는 말에 그들은 함박 웃음을 지으며 최소한의 짐만 챙겼다. 세면도구 하나 없이 떠나는 여행임에도 불안해하는 멤버는 한 명도 없었다. 무엇보다 세븐틴 멤버들은 단 한 명도 눈치채지 못한 채 여행을 떠나게 됐다는 사실을 가장 즐겁게 받아들였다.
단출한 차림에 짐도 없이 부랴부랴 이탈리아로 떠나면서도 여행에 들뜬 세븐틴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했다. 일정표를 훑으며 장기 자랑 시간을 기다리거나 이탈리아 여행 중 나영석 PD를 쫓아다니며 궁금증을 해소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마치 수학여행을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 친구처럼 형제처럼 격의 없는 모습으로 여행을 즐기는 세븐틴의 모습은 시청자들까지 여행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특히 로마의 풍경과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둘러보며 사진을 촬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부상으로 콘서트에 이어 여행에도 함께하지 못한 에스쿱스를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훈훈하게 만들었다.
함께 장을 보고, 직접 준비한 저녁 식사로 배를 채운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레크리에이션 시간. 세븐틴의 예능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고요 속의 외침' 게임을 통해 다음 날 진행될 열기구 투어와 피렌체 도시 투어, 와이너리 투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얻는다는 말에 눈을 빛냈다. 제비뽑기를 통해 결정된 각 팀은 찰떡같은 호흡으로, 때로는 큰 웃음을 유발하는 실력으로 게임을 진행했다. 팀마다 실력은 천차만별이지만 누구 하나 게임에 진심이지 않은 멤버는 없는 듯 열심히 임하는 모습이 순간마다 웃음을 자아냈다.
빡빡한 스케줄로 빈틈없는 세븐틴을 위해 마련된 힐링 패키지라는 설명이 들어맞는 듯,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출연진의 웃음이 끊이지 않던 '나나투어'. 남의 여행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모처럼 충분한 대리만족을 느끼는 시간이다. 그들이 여행 내내 외친 말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금을 위하여, 살루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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