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매장 서성이다 ‘슬쩍’…범인은 난민 출신 국회의원

김가연 기자 2024. 1. 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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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난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된 여성 골리즈 가라만(42)이 명품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그는 조사를 받게 된 직후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각) 스터프 등 뉴질랜드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도 좌파 녹색당 소속 가라만 의원은 이날 자신이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히고, 의원직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뉴질랜드 국회의원 골리즈 가라만(42)이 웰링턴의 한 의류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는 모습. /뉴질랜드헤럴드 유튜브

가라만은 성명을 통해 자신의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해 ‘나쁜 행동’을 했다고 인정했다. 가라만은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당연히 선출된 대표자로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행동을 기대하게 된다”며 “나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 의학적 검사를 통해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상담했던 정신건강 전문가는 내 행동이 극도의 스트레스에 따른 반응이며 이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현재 가라만은 웰링턴의 한 고급 의류 소매점과 오클랜드의 고급 의류 매장에서 각각 한 차례씩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매체가 공개한 당시 매장 CCTV 영상을 보면, 가라만은 매대 앞에서 서성이다 주변을 살핀 뒤 옷을 집어 자신의 가방에 조심스레 집어넣는다.

이와 관련해 녹색당 공동대표인 제임스 쇼는 기자회견에서 “이런 상황에 이르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가라만을 두둔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가라만에게 여죄가 없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그건 경찰이 밝힐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라만은 1981년 이란에서 태어났다. 그는 1990년 이란-이라크 전쟁을 피해 부모와 함께 뉴질랜드로 망명했다. 그는 오클랜드에서 법학과 사학을 공부했고, 이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국제인권법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2년간 법조계에 몸담으며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7년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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