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이재명 경기도’ 감사 결과 발표...혈세 줄줄이 샜다
경기도, 지역화폐 위탁운용사 선수금 유용·이자 수익 방치
경기도가 지역화폐, 대북 교류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민간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지역화폐 운영 업체와 남북교류 협력사업 업체가 경기도로부터 지원받은 돈을 용도와 달리 쓰거나 횡령하는데도 경기도는 제대로 거르지 못하고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번 감사 대상 기간 대부분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있던 시기이고, 주요 결과도 이 대표가 중점 추진했던 사업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어서 야당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경기도 감사가 지난 2017년 이후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연간 감사계획에 반영해, 지난해 3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경기도 정기 감사를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이 오늘(17일) 공개한 경기도 정기 감사 결과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경기도는 2020년 가축 전염병과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을 지원하는 남북교류 협력사업의 보조사업자로 사단법인 남북경제협력연구소를 선정하고 보조금 12억 9천1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연구소는 경기도로부터 받은 보조금 중 5억 8천300만 원을 남북교류 협력사업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그중 4억 2천600만 원은 연구소 대표의 사무실 월세·관리비 등 사적으로 사용됐고, 경기도가 여러 차례 증빙을 요구했으나 연구소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은 그럼에도 경기도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2년간 9차례에 걸쳐 사업 기간을 연장했고, 보조금 교부 결정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남북교류협력사업과 관련해 경기도에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지난해 5월 남북경제협력연구소 대표를 검찰에 수사 요청했습니다.
또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가 지역화폐 운용사 '코나아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는데,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 여러 문제점이 확인됐습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는 2019년 1월 코나아이와 지역화폐 운영 대행 협약을 체결하고, 선수금 관리 등 지역화폐 관련 사무를 위탁했습니다.
협약에 따르면 코나아이는 시군별로 자금을 관리하며 지역화폐 관련 계좌를 자사 계좌와 분리해서 관리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코나아이는 지역화폐 관련 계좌를 개설만 해두고 실제로는 자사 자금과 경기도에서 받은 지역화폐 선수금을 혼용해서 썼습니다.
코나아이가 경기도에 보고하거나 승인받지 않은 채 선수금을 채권에 투자한 금액은 연평균 2천261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코나아이는 2020년 5월 종속회사의 사업 확장을 위한 목적으로 선수금 100억 원을 임의로 사용했습니다.
경기도는 2020년 10월부터 코나아이의 이런 행위를 인지했지만 법적 검토를 면밀히 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특히 코나아이는 선수금의 이자가 자사의 수익이라고 주장했는데, 경기도는 법적 검토 없이 그런 주장을 인정해 혼란을 초래했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용인시, 부천시가 2022년 경기도에 "선수금 이자는 시로 귀속되는 게 타당해 보이는데 코나아이로 귀속되는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질의했는데도 경기도는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은 채 1년여간 방치했습니다.
이에 용인시와 부천시는 개별적으로 코나아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해 3월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고서야 경기도는 선수금 이자 관련 법적 자문을 했고, 법무법인 5곳 모두에서 이자는 개별 시·군에 귀속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감사원은 "경기도가 애초 법적 검토 없이 업체의 선수금 이자 귀속 주장을 인정해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사원은 지역화폐 사업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한 관련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이 밖에 감사원은 경기도를 포함한 전국 12개 광역자치단체가 지자체 소유 근로자종합복지관을 노동단체들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위탁 운영 문제점이 있어 지자체와 행정안전부에 개선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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