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SW 중심 조직개편` 내부 진통… 송창현 집중타깃
기존 車산업 중심 직원들 반발
송 사장 겨냥 "설명회서 망언"
시장선 '예고된 진통' 시각도
현대자동차·기아가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하자 내부 반발 분위기가 일고 있다. 특히 SW 분야를 진두지휘하는 송창현(사진) 사장에 대해 수위 높은 반발글이 올라오고 있어, 보수적인 자동차 회사 조직에서 개방형 인사로 확대하고자 하는 현대차·기아의 인사 정책에서 진통이 나오는 모양새다.
다만 글로벌 완성차들이 SW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고, 정 회장도 이달 초 열린 미 CES 2024에서 SW 역량 강화의 의지를 확고히 한 만큼 글로벌 흐름에는 부합하는 개편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블라인드에는 전날 조직개편과 관련한 글이 올라왔다. SW 중심으로 신설된 AVP(차세대자동차플랫폼) 본부에 지나치게 힘을 실어주는 것과 동시에 초대 수장을 맡은 송창현 사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날 연구소 직원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조직개편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조직개편은 SDV 역량 강화에 더 집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로 나눈 것이 골자다.
SW는 신설된 AVP 본부가 통합으로 맡게 되며, 초대 본부장은 송창현 SDV본부장 겸 포티투닷 사장이 맡는다. 하드웨어(HW)는 R&D본부가 맡게 되며 양희원 부사장이 총괄하게 된다. SW는 사장급, HW는 부사장급으로 조직이 편제된다.
블라인드에는 "현대차 선행조직 4500명을 연구소 소속에서 떼어내. 자율주행, 차량제어SW, 플랫폼 조직 등을 AVP 본부로 분리"한다고 올라와 있다
그러면서 송 사장을 지칭하는 송CH로 표현하면서 "현대차 연구소 전직원 대상 조직변경 설명회에서 망언을 남발했다"며 "재택근무하면서 에어팟 끼고 백지 수준의 PPT로 발표했다"고 공론화했다.
특히 "(송 사장이)현대차는 이대로 가다가 도태된다. 42(포티투)닷이 현대차를 컨트롤하고, 현대차는 42닷이 승인한 차에 대해서 오로지 양산만 하라(고 했다)"고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송 사장에 대해 '자동차 업계 종사 3년차. 현대차는 지금 역대 최전성기'라고 부연해 이번 송 사장의 발언에 분개한 모습을 보였다. 송 사장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쳐 네이버랩스 설립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2021년 4월엔 현대차기아의 모빌리티 기능을 총괄하는 Taas 본부장에 선임됐으며, 현대차그룹은 2021년 8월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현대차는 이번 조직개편에 앞서 지속적으로 '붐 업(Boom-up)'을 조성해 왔다. 송 사장은 작년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HMG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SW와 HW를 분리개발해야 한다는 디커플링을 강조했고, 이달 초 열린 CES 2024에서도 SDV 비전을 제시하면서 이런 내용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또 작년 말 "차세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아키텍처 통합 최적화, 파괴적인 원가 혁신 시도 등을 주도하는 혁신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라며 SW 중심의 조직개편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 자동차산업 중심의 직원들이 반발이 나오면서, 우려는 현실화 된 모습이다. 블라인드 글쓴이는 "연구소 전 직원이 단합해 분개하고 있다"며 "AVP로 끌려가는 4500명은 추후 근무지 변경과 분사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사태를 파악한 전 직원이 현대차 자체가 크게 무너질 것 같아 분개하고 있다"며 "임원 욕하면 5분내로 신고해 글 내리는 인사노무조직도 송CH 글에 대응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을 맡은 이후 보수적인 조직을 수평적으로 전환시켰고, 순혈주의에서 개방형 인사로 문을 확대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로 발을 들여선 지 3년여인 송 사장에게 지나치게 큰 힘을 실어준다는 시각이 주변에서 점차 확대돼 개방형 인사에 대한 이면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CES 2024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스를 방문할 당시 수소 비전은 정 회장이, SDV 비전은 송 사장이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기존 본부 대 본부의 협업 관점의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R&D 원팀 체제 하에 미래 모빌리티 혁신 개발을 가속화 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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