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5조 손실’…홍콩 ELS ‘쓰나미’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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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대규모 원금 손실이 불가피해 금융투자업계가 숨죽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가 1만2000대까지 올랐던 2021년에 판매된 홍콩 H지수 ELS 가운데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은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ELS 상품은 구조상 이례적인 지수 폭락만 없으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지만, 지금으로선 홍콩 H지수가 5000선으로 떨어져 가입 당시보다 절반 이상 폭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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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불완전판매’…금감원, 3월까지 결론내기로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홍콩 H지수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대규모 원금 손실이 불가피해 금융투자업계가 숨죽이고 있다. 이미 증권사에서 100억원, 은행권에서 1000억원대의 손실이 확정됐다. H지수가 반등하지 않으면 올해 5조원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파장을 키울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고위험상품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개인에게 있지만, 판매자들의 부실 판매 정황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이 칼을 빼든 상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가 1만2000대까지 올랐던 2021년에 판매된 홍콩 H지수 ELS 가운데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은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통상 ELS는 가입 후 3년 만기로 판매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이 확정된다.
ELS 상품은 구조상 이례적인 지수 폭락만 없으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지만, 지금으로선 홍콩 H지수가 5000선으로 떨어져 가입 당시보다 절반 이상 폭락한 상황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상반기에만 원금 손실 규모가 5조원에 이를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미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국민‧신한‧농협‧하나‧우리 등 5개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 H지수 ELS 중 2105억원 어치가 만기를 맞아 106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하나증권‧KB증권이 판매한 홍콩 H지수 ELS도 지난 9일까지 15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하반기 확정된 손실액 82억원을 더하면 관련 상품의 원금 손실액은 1300억원 대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금 손실 위기에 놓인 가입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복잡한 구조의 ELS 상품을 충분한 설명 없이 권유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판매사가 상품의 위험 설명을 충실하게 하지 않았다면 '불완전 판매'에 해당하며 당국은 제재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홍콩 H지수 ELS 관련 민원도 폭발하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주요 은행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14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LS투자 피해자들이 모인 'ELS 가입자 모임'은 지난 15일 1차 집회를 연 데 이어, 오는 19일에도 금감원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가입자 모임은 "금융권이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고위험상품을 판매했다"며 원금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판매사들의 위법 사항을 꼼꼼히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H지수 연계 ELS 주요 판매처인 은행‧증권사 12곳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데드라인은 오는 3월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불확실성을 오래 두는 것은 금융당국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2~3월이 지나기 전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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